글. 나용기 강진중학교 교사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에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4,000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학생
이 28.5%로 나타났고, 최근 1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약 10.5%로 나타
났다. 이만큼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학교폭력을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사회구성원들의 인식도 학교폭력을 교육영역의 차원을 넘어 사회영역의 문제로 바라보아
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폭력의 대상이 주로 또래
집단에서 이탈된 학생이나 상대적으로 약한 학생이 많은 피해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현장교
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교수학습 환경이 통합교육의 확대로 인해 2011년 4월 기준으로 특수
학급에서 수업하는 비중이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통합교육의 확대에 따라 일반교육 현장
에서 특수학급이나 완전통합된 환경에 배치되는 특수교육대상자는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경향을 볼 때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될 확률
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통합교육의 확대에 따른 일반교육 현장에서 특수교육대상자가
안전한 학교생활을 하기 위한 교육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할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이 겪는 폭력·괴롭힘의 경향
학교폭력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은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결석이 잦아지는 등 자신감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학업문제 뿐 아니라 친구와의 관계 형성에도 악영향
을 끼치게 된다. 특히 특수학급학생의 경우 신변처리 능력과 의사소통능력이 지체되고 자신
의 의사를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여 일반학생들이 장난의 대상으로 삼거나 상습적으로 괴롭
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괴롭혔을 때 이것에 대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등의 대처 능력이 지체되어 주위의 도움이 없을 시에는 폭력
등의 위험이 장기간 지속될 위험이 있다.
통합교육대상학생의 학교 폭력의 유형에 대하여 오원석(2010)은 통합학급 장애학생에 대한 비
장애학생의 괴롭힘 특성에 대해 연구를 하였다. 연구결과 통합학급 ①장애학생의 학교 폭력 피해
정도는 비장애학생에 비하여 학교폭력에 대한 노출 정도가 높았고 ②신체적 폭력에 비해 언어적
정서적 폭력에 대한 피해 정도가 높았으며 ③중·고등학교보다 초등학교에서의 폭력 빈도가 높
은 것으로 나타났다. ④장애학생의 의사소통능력과 외모적 특성은 학교 폭력 빈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수교육대상학생에 대한 폭행에 관한 상담사례
다음은 교육현장에서 비장애학생이 장애학생을 폭행한 사례를 상담한 내용이다. 상담을 통해
비장애학생의 폭행 이유에 대해 들어보고 상담내용을 정리하여, 이후 개별화교육을 통해 폭행이
줄어든 사례이다.
피해를 당한 장애학생은 반 구성원이 35명 정도인 통합학급 2학년 장애학생(지적장애 1급)학생
이다. 이 학생 00은 버스로 약 30여분 거리에서 통학하고 있으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업에 실
패해 고향집에 2010년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조부모,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특히 조부모와
모친이 교육적 관심도가 높은 가정환경이다.
가해학생은 두 명으로 가해학생 A는 아버지가 현재 재혼해서 타지에 살고 있고, 학생은 조부모
와 살고 있다. 할머니는 병원에 장기 입원중이고 할아버지가 노동일을 하며 살림을 꾸리고 있다.
학교에서 교내봉사와 사회봉사 징계를 받은 경력이 있다. 가해학생 B는 부모가 타지에서 직장생
활을 하고, 학생은 조부모와 기거하고 있으며 특히 할아버지가 교육열이 높다. 학생의 갖은 폭력
으로 인해 조부모가 힘들어하며, 학생은 학교에서 교내봉사와 사회봉사 징계를 받은 경력이 있다.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을 폭행한 이유를 중심으로 상담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애학생이 소유물관리 기술부족으로 인해, 다른 학생의 물건 등을 가져가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이로 인해 폭행이나 괴롭힘을 가했다고 말했다. 주로 책이나 볼펜, 체육복,
신발 등, 자신의 물건과 남의 물건을 구별하는 능력의 부족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A : 제일 처음에 00이 누구의 것을 물건을 훔쳤어요. 그때 때리고요.
B : 주로 책이나 볼펜을 가져간 것 같아요.
A : 체육복도 가져간 적 있어요.
B : 00는요, 자기 새 신발을 놔두고 남의 신발 신고 가기도해요.
둘째, 장애학생이 타인의 행동과 감정, 욕구 등을 이해하는 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친구들이 주로
시켜 다른 친구의 별명이나 욕설 등을 따라하다 폭행이나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말했다.
A : 그리고 애들이요. 00한테 뭘 시켜요. 00 머리가 약간 안 좋잖아요. 친구들이 제일 싫어하는
별명이 있잖아요. 그걸 00한테 가서 귓속말로 부르거나 쓰게 해요.
B : 동원이 별명이'참치'인데요 그걸 엄청 싫어해요. 그럼 애들이 00한테'참치'라고 부르라고 시키면'참치'라고 불러서 동원이한테 엄청 맞았어요.
B : 00가 장애인인데, 장애인이 놀렸을 때 일반친구들이 더 자존심 상하거든.
A : 00가 저한테'뚱땡이'라고 놀렸어요. 그때 동영상을 보고 있었는데요. 제공 책에다'오뚱띵',' 병신'이라고썼어요. 또제가갈때'메롱'이라고했어요. 그래서참다못해폭발해서
때렸어요.
셋째, 장애학생이 자신의 행동과 감정, 욕구 등을 조절하는 능력 부족으로 인해, 00의 표정 등이 오해를 하게하여 폭행이나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말했다. 또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능력의 부족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이야기했다.
A : 00가요 누구를 보면요 계속 웃거든요. 그런데 보는 우리를 비웃는 것 같아서 싫어요. 그래
서 때린 경우도 있어요.
A : 그리고 00표정이 이상하잖아요. 입이 좀 나오고 등을 약간 구부리잖아요. 평소에도 표정이 그대로인데요. 선생님은 우리가 때려서 그런지 알고, 때리지 않았는데도 오해를 받아 혼나기도 했어요.
B : 00가 애들하고 어울리려고 하지 않아요. 00가 a하고 b 같이 덜 떨어진 애들하고만 어울리려하고 특수학급 애들끼리만 놀려고 하구요. 우리들하고는 안 어울리려고 해요.
넷째, 위생과 몸단장의 기술 부족도 친구들이 싫어하거나 괴롭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
했다.
B : 머리도 안 감고와요.
A : 머리도 많이 안 감아서요. 더러워서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B : 옷도 안 갈아입고 잠바는 한 달 동안 안 갈아입을 때도 있어요.
다섯째, 00의 의사소통 방식의 문제도 괴롭힘의 원인으로 이야기했다.
A : 또 짝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있어요. 00가 말은 못하고 '오', ' 오' 하거든요. 그런데 계속
하면 싫어해요. 그래서 짜증나서 때려요
마지막으로 교사의 차별이 괴롭힘과 폭행의 원인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A : 선생님이 차별하신 것 같아요.
A : 선생님들이 차별만 안 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하고 똑같이 해주었으면 해요.
전체적으로 사회성기술과 자기 관리 기술의 부족이 장애학생이 괴롭힘과 폭행을 당하는 주요
한 이유로 이야기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학생들이 00을 괴롭히고 폭행을 하면서도 00을 도
와주고(점심시간 함께 밥 먹기, 주번이 돌아가면서 수업 준비물 챙기는 것 도와주기 등) 있다는
것이다.
상담결과 통합학급 교사와 특수학급 교사가 협력하여 장애학생의 주요 문제인 사회성 기술과
자기관리기술을 개별화교육과정을 통해 지도하고, 통합학급학생에게 장애이해 교육을 실시하고,
통합학급 담당교사의 관심으로 폭력과 괴롭힘이 현저하게 줄어들은 사례이다.
특수교육대상학생에 대한 폭행에 관한 상담사례
장애학생이나 비장애학생 모두 자신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리는 경우가 많
지 않다. 대신 주변의 친구를 통하거나 어떤 사건을 조사하다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
교사나 부모가 사전에 발견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발달장애학생의 경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지체되어 주변에 알리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학생의 물건이 자주 분
실할 때가 있다. 때문에 통합된 학생의 경우 실내화나 교과서, 필기도구 등을 자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으로 사라진다면 예방차원에서 누가 가져갔는지 폭력은 없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생이 말이 없어지고 행동이 평소와 다를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주변 친구들에게
확인 할 필요가 있고, 혹시 신체 부위에 멍이라든지 기타 폭행 흔적이 발견되었을 때는 학생 당사
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통합학급에서 장애학생에게 우호적인 학생이나 실장에게 학급에서 일어났
었던 일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애학생에 대한 학교폭력이나 괴롭힘은 비장애학생에 비해 발
견하기도 힘들지만 발견한다 하더라도 쉽게 치유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학교폭력이나 괴
롭힘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사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수교육대상학생에 대한 폭력·괴롭힘 예방 방안을 몇 가지 경험에 비추어 제안해보고자 한
다. 첫째, 학기초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 때 장애학생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학교폭력이나 괴롭힘
등의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학교 관계자, 부모가 모여 사
전 예방대책을 논의하고 실행한다면 실질적인 대책과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 장애인식 개선 수업이 필요하다. 위에서 학생들의 폭행 피해 사례를 살펴보았듯이, 비장
애학생들이 장애학생의 특성을 몰라 친구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판단하여 폭행을 하는 사례가 있
다. 학기 초 통합학급교사와 특수교사가 서로 협력하여 같은 반에 있는 장애학생의 특성과 행동
유형을 이해하여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장애학생의 독특한 행동
에 대해 설명해주고 장애학생을 어떻게 대할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셋째, 장애학생이 통합학급 활동에 참여 할 수 있도록 지도가 필요하다. 학생들의 장애인식 개
선을 통한 사전 예방과 더불어 장애학생이 학급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
할 필요가 있다. 학급활동 참여도 교사가 주도하여 참여시키기보다는 학급회의를 통해 학생이 해
야 할 역할을 논의하고, 어떤 일을 도와주어야 할지를 학생들 스스로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면 장
애학생의 학급 참여와 친구 관계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이는 학급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인정받고 학교폭력 위험 노출 정도가 약해질 것이다.
넷째, 장애학생을 괴롭힐 위험성이 있는 학생에 대한 사전 대책(친구초청하기)이 필요하다. 장
애학생을 괴롭히는 학생의 많은 수가 가정이나 학교에서 부적응 학생이 많고, 의외로 자신보다
강한 학생으로부터 자신도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을 처벌로 혼내기 전에 학
생과 자연스럽게 가깝게 지내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실례로 ㅇㅇ중학교에서 장애학생 부모가
학교교사와 상담을 통해 가해학생을 생일이나 방학 때 가정으로 초청하여 함께 어울리고 관심을 보여주었더니 위험이 줄어든 사례가 있었다.
다섯째, 장애학생들에 대한 부적응행동수정이다. 장애학생을 폭행하고 괴롭힘의 원인 중 하나
가 청결문제나 독특한 행동이 문제가 된다(자폐를 지닌 장애학생의 경우 개그프로그램에 나오는
동작이나 말투를 흉내 내고 있는데, 일반학생들은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 알고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등). 장애학생들에게 당장 지도 가능한 머리 감기, 청결지도만 잘 하더라도 학교폭력의 위험
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예방대책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들에게 폭력사건을 일어났을 때 처리 절차를 살
펴보도록 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학교폭력의 정의를'학교 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
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학생이 피해를 받았
을 때, 즉 학교 학교폭력이 발생되면 피해학생의 안전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
면 가해학생을 피해학생으로부터 강제로 분리할 수도 있다. 이후 가해학생과 반 학생들에게 폭행
에 대한 상담을 한 후 이를 토대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부모를 학교에 오게 하여 경위를 설명
한 후, 학교에 정식으로 학교폭력대책위원회 회의 절차를 거쳐 사안에 따른 징계 절차를 거치게
된다. 장애학생을 상담할 때는 학생을 안정시킨 후 상담내용을 기록하고 때로는 녹취할 필요가
있다.
맺는말
통합교육이 분리교육에 비해 학생들이 졸업이후에 사회에 나가 생활을 더 잘 할 것이라는 믿음
으로 통합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통합교육 확대에도 불구
하고 통합교육환경이 장애학생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는가를 살펴볼 때 우려되
는 부분이 있다. 입시위주의 환경과 경쟁 체계인 학급 분위기에서 장애학생이 통합학급에서 적응
하기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경쟁적인 학교체제에서 탈락되고 소외된 비장애학생들이
나 장애학생들이 들어설 자리가 넓어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이러한 교육환경에서 일탈된 학생들
도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된다면 학교폭력과 괴롭힘 문제는 일정부분 줄
어들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노력이 장애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합교
육 환경에 적응하는데 맥을 같이 할 것으로 본다. 더불어 모든 현장교사들이 공감하는 말로 정리
하고자 한다. "학교폭력과 괴롭힘은 사후 문제해결보다 사전에 요인을 찾아내 예방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오원석 (2010). 통합학급 장애학생에 대한 비장애학생의 괴롭힘 특성에 관한 연구. 특수아동교육연구.
12(4), 167~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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