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수업 2 - 우리 학교 생태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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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3
제30권 2호
(vol. 128)
모두가 행복한 수업 2

우리 학교 생태 지킴이

이서정(선유고등학교 교사)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학교 환경교육

최근 기후 위기에 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학교 환경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다. 학생들은 현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 미래 세대로서 사회변화를 이끄는 주체가 되었고, 학생들이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생태적인 관점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접근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장애학생이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단순히 ‘분리수거 바르게 하기’와 같이 올바른 행동을 일방적으로 훈련한다거나 ‘천연 수세미 만들기’, ‘커피 화분 만들기’ 등 키트(KIT) 위주의 체험 중심 교육에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습관 형성과 다양한 체험도 중요하지만, 장애학생에게는 그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그 행동을 하면 결과적으로 무엇이 좋은지 적극적이고 내재적인 동기유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애학생도 공동체 의사결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행동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민주시민의 자질을 기르고 시민 참여 의식을 함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을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

발달장애 고등학생(6학급, 38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적용한 생태전환교육 수업(일명 우리 학교 생태 지킴이)을 구성하고, 각 학급 담임교사들의 협조를 구해 장애학생도 생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6주간 총 10차시 수업을 진행하였다. 우리 학교 생태 지킴이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교실 또는 복도, 급식실, 잔디운동장 등 교내 장소에서 이루어졌다.
1차시는 기후변화의 개념(날씨와 기후의 차이, 기후변화의 정의)과 주요 원인을 쉬운 용어(예: 벌목–나무 자르기, 화석연료–공장을 돌아가게 하는 재료 등)와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탐색하고, 해수면 증가 실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기후변화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페트병 안에 얼음이 녹으면서 미리 표시해 두었던 해수면의 높이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페트병 안에 세워 두었던 자신의 사진이나 북극곰의 사진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게 되었다.

2차시부터는 본격적인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 이루어지는데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 생태 지킴이’라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에 관하여 떠오르는 생각을 브레인스토밍하게 하였다. 이후 브레인스토밍한 내용을 유목화하고 표제를 붙이는 활동을 전개한 후, 학습활동 계획 및 질문 목록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는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는 신체적, 언어적 도움을 제공하였다.
3차시부터 8차시까지의 수업은 에너지, 쓰레기, 생태계라는 세 가지 주제로 ‘기후변화와 생태계 문제 탐구’, ‘생태전환을 위한 실천과 참여’ 영역이 두 회기씩 반복되는 구조를 이룰 수 있도록 하였다. 3, 5, 7차시에서는 자료수집 및 조사 활동을 했고, 4, 6, 8차시에서는 주제 해결 활동과 현장 학습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 및 조사 활동에서는 에너지, 쓰레기, 생태계 각각의 주제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와 그 주제에 대한 문제가 기후변화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교내를 직접 돌아다니며 교내에서 발생하는 문제 찾기 활동을 하였다.
스스로 자료 찾기가 가능한 학생들은 태블릿PC를 이용하여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했고, 인터넷 검색이 어려운 학생들은 교사가 미리 준비한 도서나 신문 기사를 통해 활동에 참여하였다. 4, 6, 8차시의 주제 해결 활동에서는 3, 5, 7차시에서 수집하고 조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이전 차시에서 발견한 교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 해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활동을 하였다.

스스로
브레인스토밍하기

교사가 미리 준비한
브레인스토밍 그림/사진 자료


유목화 및 표제 붙이기

신체적, 언어적 도움 제공하기

생태교육 이후 다양한 환경문제를 파악하게 된 학생들

학생들은 사용하지 않는 복도와 화장실의 불이 늘 켜져 있다는 것, 빈 교실인데도 선풍기가 작동되고 있다는 것, 교내에서 사용하는 기기들의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높다는 것 등 여러 가지 에너지 관련 문제를 발견한 뒤, 이 문제를 지적하고 ‘에너지를 절약하자’라는 메시지가 담긴 피켓을 들고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였다.

그림책을 활용한
조사

쉬운 말로 수정된
신문 기사를 활용한 조사


교내 환경문제 찾기 활동



문제 계획 수립 및 실천 활동


또한, 학급마다 올바른 분리배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도 발견하였다. 선후배 학급을 직접 방문하여 올바른 분리배출법에 대해 알려주고 이면지 공책 만들기, 우유갑으로 딱지치기 등 리사이클/업사이클 활동에도 참여하였다.
이밖에도 학교 급식이 육식 위주 식단이라는 것, 현관 엘리베이터 유리창에 새들이 자주 부딪쳐 죽는다는 것 등 여러 가지 생태계 관련 문제들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교장 선생님께 제안서를 작성해서 제출하였다. 장애학생은 독립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교사가 다양한 교재교구와 학습자료, 신체적 그리고 언어적 도움을 제공 하였다. 또한 6, 8차시가 진행되는 주에는 지역사회 공원(올림픽공원)에서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거나 학교 인근 환경 생태학습원(판교 환경생태학습원)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습지 보존의 중요성과 생물 다양성 등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현장 학습 기회를 가졌다. 9차시에는 환경교육포털에서 제공하는 Green Job 자료를 활용하여 인문, 사회, 자연 분야의 다양한 Green Job에 대해 소개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Green Job을 체험하였다. 10차시에서는 학생들이 이전까지 수행한 ‘우리 학교 생태 지킴이’ 프로젝트 활동사진을 PPT 파일로 만들고, 활동 결과물 소개 및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태전환교육의 지속성 모색 필요

몇몇 학생들은 10차시 이후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에 대한 개념을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자료수집 및 조사 - 주제 해결 활동’이라는 구조를 세 번 반복함으로써 신문 기사나 관련 서적,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해결 방법까지 모색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마지막 차시에서 학생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알게 되어 좋았고, 자신에게 학교를, 더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음을 깨닫고 뿌듯해 했다. 수업을 함께 진행한 교사들도 앞으로는 여러 교과와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생태전환교육을 지도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10차시의 수업을 준비하면서 생태전환교육을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용어들을 장애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수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많은 선생님이 생태전환교육에 관심 갖기를 희망하고, 장애학생을 위한 다양한 생태전환교육 수업 자료가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이렇게 해 보세요
  • 평소 교사부터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수집해 두세요. 교사의 관심과 정보는 학생에게는 좋은 학습자료가 됩니다.
  • 환경교육포털과 환경교육 용어 사전을 참고하세요. 생태전환교육 관련 수업 자료가 다양하며, 핵심 단어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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