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칼럼 - ‘나무를 심는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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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3
제30권 2호
(vol. 128)
오픈칼럼

‘나무를 심는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환경부 차관 유제철
반갑습니다. 「현장특수교육」 지면을 통해 만나 뵙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늘 특수교육에 앞장서고 계시는 특수교육 교원 및 직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사람은 자연에서 혜택을 받으며 그 속에서 살아갑니다. 물, 공기, 토양, 동식물, 기후와 같은 우리를 둘러싼 자연환경 속에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꾸릴 수 있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이러한 혜택을 ‘생태계 서비스’라고 부르는데, 식량과 목재를 제공하고(공급 서비스), 물과 공기를 깨끗하게 하며(조절 서비스), 여가와 휴양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고(문화 서비스), 동식물이 살아가는 서식처(지지 서비스)를 만들어 주는 것들을 말합니다.

소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를 많이들 아실 것입니다. 주인공인 아이가 어릴 적에는 사과나무에서 그네도 타고 그늘에서 쉬기도 하다가, 자라서는 사과를 팔아 돈을 벌고, 가지를 잘라 집도 짓습니다.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하니 줄기를 베어 배를 만들게 하고, 긴 여행 끝에 노인이 되어 돌아오니 밑동을 내어 주어 앉아 쉴 수 있게 해 줍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는 사람과 자연이 맺는 관계,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소설은 주인공과 나무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결말을 맺는데, 우리에게는 그다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소설처럼 누군가 자연의 서비스를 전부 써 버려서 넘겨줄 것이 남아있지 않다면, 다음 세대의 삶은 고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에서는 ‘나무를 심고 지키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일부 장애인들은 자연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비장애인들에 비해 소리와 향기, 풍경과 시간의 흐름을
민감하게 경험합니다. 이에 기반한 장애인들의 경험과 의견은
자연환경을 지키는 일에 새로운 시각과 대안을 더해 줄 수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많아지면서 과거 산업사회 초기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생태계 서비스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라는 국제기구에서 2019년 발표한 전 지구의 생태계 서비스 변화 분석에 따르면, 지난 50년간(1970년대~2010년대) 생태계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기후변화·생물 다양성 위기·자연 자원 고갈 같은 거대한 위협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자그마한 얼음 위에서 갈 곳을 잃고, 먹이도 구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북극곰의 모습은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환경부는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에 합당한 보전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국가 생태계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연환경 우수지역은 개발과 훼손을 최소화하고,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며, 국가 보호지역은 확대하고, 훼손지는 체계적으로 복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많은 분이 ‘나무를 심는’ 노력에 동참하고 계신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이러한 노력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이 없습니다. 일부 장애인들은 자연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비장애인들에 비해 소리와 향기, 풍경과 시간의 흐름을 민감하게 경험합니다. 이에 기반한 장애인들의 경험과 의견은 자연환경을 지키는 일에 새로운 시각과 대안을 더해 줄 수 있습니다.

환경부에서는 특수계층을 위한 교재와 영상자료를 개발· 보급하고, 전문 인력을 활용한 생태시범학교 운영,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장특수교육」에서도 자연환경과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에 대해 자주 이야기가 다루어져서 자연환경의 유지증진을 향한 연대와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애써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1990년대 초 발표된 ‘더 늦기 전에’라는 노랫말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하늘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맑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누리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인사말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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