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나의 뜻, 나의 길

나의 뜻, 나의 길

장 석 민 전 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

1945 서울 태생

1970 공주사범대학교 졸업

1972 서울대학교 석사학위 취득

1984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박사학위 취득

1984 한국교육개발원 직업기술교육연구 본부장

1998 대통령상 표창

1997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소장

2004 국립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 취임

2009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자문위원

대담·글 _이 정 현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 여름으로 가는 길목, 화창한 날에 장석민 전 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을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가 일제에 해방되던 해에 태어나 한국전쟁, 4.19혁명 등 우리나라의 격동기를 겪으면서 성장했고, 서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유학을 다녀와 교육개발원 직업기술교육연구본부장을 거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소장, 국립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을 지낸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있어 특수교육은 어떤 의미였는지 들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장석민 전총장의 인터뷰 모습

  • 특수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습니까?

    -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 취득 후 미국에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미래 산업발전을 위해 기술교육이 절실히 필요했고, 이를 전공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직업기술교육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미국에는 한참 장애학생의 통합교육(mainstream)이 사회적으로 부각 되었고,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직업교육과 전환교육에 많은 장학금과 연구비 지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과에서도 장애인의 직업교육에 관한 강좌가 이미 개설되었고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덕분에 저도 장애인 직업교육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장애학생의 직업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미국 연방직업교육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장애인 직업교육에 관한 견문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에서는 직업교육에 있어 장애인이 이미 중요한 대상으로 받아들여졌고, 사회적으로 막대한 재정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직업교육은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자아실현을 위하여 그리고 사회 통합을 실현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었습니다. 이점에서 당시의 미국 장애인 직업교육은 저에게 부럽다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였습니다.

  • 어려운 유학시절을 마치고 귀국 후 공부 하셨던 장애인 직업교육이 아닌 교육개발원에 몸을 담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한 때가 1984년이었는데 그 때 당시 지하철 2호선도 개통되고 올림픽 주경기장도 개장하는 등 한참 산업화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반인의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반면 장애인의 직업교육은 뒷전이여서 그 분야에 관심을 가져주는 학교도, 사람도 없었어요.
    미국에서 새롭게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고 싶었지만 기회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육개발원의 직업기술연구본부장으로 근무하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분리되면서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직능원에 진로정보센터를 설치하고 소장의 역할을 맡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었으며 간헐적으로 장애인의 직업교육 관련 논문도 쓰고, 강의도 나가고, 국가기관에 장애인 직업교육에 대한 건의도 해 왔습니다. 여전히 저의 마음속 한 구석에는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장애인의 사회적 통합과 복지를 우리나라에서 실천해 보고자 하는 열망이 남아 있었고, 장애인의 사회적 통합을 위한 직업교육 방안을 나름대로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소장으로 계속 계셨으면 특수교육을 하는 것보다 향후 전망이 더 밝았을텐데 굳이 한국재활복지대학의 총장직으로 가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 내 마음 속에 장애인 직업교육에 대한 미련이 다소간은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특히 한국재활복지대학이 우리나라 최초의 통합교육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모범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총장직에 취임하면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야겠다는 이념 아래 장애학생은 소외되지 않고 당당히 직업을 갖고 사회에 동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비장애학생은 배려를 배우고 장애학생들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삼았습니다. 대학이 통합교육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장애인도 직업을 가지고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민주복지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 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으로 재직 중에 다양한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장석민 전총장이 앉아서 웃고 있는 모습

    - 우리나라 최초의 통합교육 실천 대학으로서 장애학생의 비율을 30~40%로 정하여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였습니다. 또한, 장애학생만을 위한 특수교육대학이라는 오해를 불식하고, 취업을 위한 통합교육대학으로서 새로운 사회적 위상을 정립하여 장애, 비장애학생 가리지 않고 개인차에 맞는 학업의 모든 편의를 제공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장애학생들의 의존성 및 적당주의를 불식시키고 잠재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적 노력도 강조하였습니다.
    제가 대학에 부임해 보니 안전사고나 편의시설 부족 등 현실적인 이유로 장애학생들은 산업체 현장실습에서 제외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장애학생들이 모두 현장학습을 체험하도록 하여 편의시설이 없는 산업현장에서 적응하는 방법을 체득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애학생지원센터를 개소하여 전환교육을 대학이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취업률이 약 80% 가까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방학 중 기숙사 운영, 전 학생의 기초학력 진단 및 보충교육 실시, 직업적성검사에 기초한 취업교육 및 직업지도 실시, 해외 인턴십 훈련을 위한 외국어 교육, 국내외 봉사 및 체험활동,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창업 및 동아리 활동, 장애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하여 취업을 위한 통합교육대학으로서 한국재활복지대학의 정체성과 위상을 확립시켰다고 생각합니다.

  • 총장으로 재직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일은 무엇입니까?

    - 방학이 되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전부 집으로 돌아갔는데 한 장애학생이 기숙사를 안나가겠다고 했어요. 그 이유를 물어보니 부모님과의 갈등과 불화로 인해 집에 가기 싫다고 하면서 내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어요. 그래서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 중 기숙사 운영에 대한 의견을 조사해보니 많은 학생들이 취업이나 공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기숙사를 방학에도 이용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해 첫 학기부터 방학 중 기숙사 운영을 위한 장학금을 모금하였어요. 콘서트도 열고, 장학재단, 복지재단, 일반기업 등 후원을 요청해서 기금을 모집하였고 그 기금을 통해 방학 중 기숙사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 학생 1인당 연간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서 국내 최고 장학금 지급 대학이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우리나라 특수교육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 특수교육은‘특수’라는 말로 인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다른 교육, 장애인만을 위한 교육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겁니다. 통합교육은 장애학생만이 받는 교육이 아니라 장애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의 개인차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전의 특수교육은 장애인만을 위한 분리교육으로서 사회에 나와서 비장애인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집단 편견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특수교육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사회적 공동 운명체로서 같이 살아가야 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서로가 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이해하며 상호 적응하는 생활 방식을 배우는 통합교육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통합교육으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편견과 비장애인에 대한 장애인들의 편견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대할 때 도움을 주어야만 생활할 수 있는 사람, 무엇인가 부족한 사람,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하는 것처럼, 장애인도 항상 사회나 비장애인들이 자신을 차별하고 있다는 편견을 가지거나 장애인이기 때문에 국가나 지역사회에서 항상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특권 의식을 가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통합교육은 모든 사람들의 편견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모두가 함께 어울려 인간답게 사는 민주 복지사회의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특수교육 종사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특수교사들은‘장애인’이란 말에 얽매여 학생들의 장애만을 인식하고 지도하기보다 장애인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개성과 장점 및 적성을 발견하고 계발해 주는 전문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특수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개인차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고 강한 의지로 장점과 적성을 계발하여 장애인들이 삶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 향후 어떤 일을 하시고 싶으신지요?

    - 전 특수교육 중에 직업교육과 전환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러기에 앞으로도 장애인고용을 촉진하는 연구와 정책 개발 및 자문 활동을 계속해 나가려고 합니다. 장애인고용에 있어서 장애유형별로 다양한 직업적 성공 사례를 분석하여 기업체의 요구에 맞는 인력을 훈련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사회적 법인을 통한 장애인 고용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성과 이미지를 높이며, 장애인 역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많은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져 있고 현재 우리나라 노동부도 법적 장치를 만드는 등 기업 설입의 노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에서 저도 적절한 역할을 찾아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자 합니다.

  • ‘My hope, My way’
    그가 한국재활복지대학 총장으로 재직 시에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말이다.
    그는 현실에 충실히 노력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꿈은 현실이 되고,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한 자신감을 가지고 더욱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나에게 알려주었다.
    예순의 중반을 바라보는 그에게서 신임교사의장애인에 대한 열정과 사랑, 삶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현장특수교육 제 16권 2호 여름이야기

  • 01 프롤로그
    • 표지이야기
    • 국립특수교육원 소개
  • 02 오픈칼럼
  • 03 Special Theme
  • 04 톡.톡.톡
  • 05 특별기획
  • 06 지상수업
  • 07 만들어가는 교실
  • 08 Leader & Reader
  • 09 현장투어
  • 10 차한잔을 마시며
  • 11 즐거운 학교
  • 12 Hot Click!
  • 13 월드리포트
  • 14 만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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