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수업 - 다양한 능력을 갖춘 우리, 함께여서 행복한 구영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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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3
제30권 3호
(vol. 129)
모두가 행복한 수업 1

다양한 능력을 갖춘 우리, 함께여서 행복한 구영 DAY

김다솜(구영유치원 교사)

Good Bye, 마스크

국내 방역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유치원에도 봄이 찾아왔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 유아들은 온전한 일상 회복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고 동시에 유치원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 교육활동 정상화를 위해 힘껏 노를 저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활발하게 이루어진 현장체험활동과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놀이에 참여한 유아들의 모습이었다.

현장체험활동을 통해 한 걸음

통합환경에서의 현장체험활동은 단순히 야외로 나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큰 의미가 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유아가 선호하는 놀이에 스스로 참여하며 장애유아와 비장애유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유아는 질서와 안전 규칙, 소통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놀이를 통한 즐거움을 느끼며 자존감을 향상 하는 등 전인적 발달을 하게 된다.

함께여서 행복한 구영 DAY

큰나무놀이터에 가다.
큰나무놀이터는 모래·조합·블록·신체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실내·외 통합놀이터로 모든 유아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큰나무놀이터로 가는 길, 5세 형님반 유아들의 힘찬 소리가 들렸다.
“동생들, 이쪽으로 와.”, “횡단보도에서는 손을 들어야 해.” 3세 동생들이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그 속에서는 장애와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온전한 사회적 통합이 이루어졌다. 모두가 ‘큰나무놀이터’라는 한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착한 큰나무놀이터에서 유아들은 혼자 할 수 없는 색다른 놀이를 통해 함께 놀이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친구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

큰나무놀이터에서 즐기는 신체놀이, 모래놀이


반구대 팜스테이에 가다.
반구대 팜스테이 체험활동은 넓고 푸른 자연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암각화 비누 만들기, 건강 채소 볶음밥 만들기, 투호와 자연물 놀이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별히 이곳에서는 한 학급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통합학급교사와 특수교사가 협력하여 체험활동을 진행하였다.
협력교수로 진행하는 만큼 현장체험활동을 가기 전, 협력교수 유형 및 체험 순서, 그룹 나누는 방법, 만나는 위치 등에 대해 상세하게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고 한 학급에 두 명의 장애유아가 있어 한 그룹에 한 명씩 들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소규모로 이루어진 그룹 속에서 유아들은 교사-유아뿐 아니라 유아-유아 간 질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나눌 수 있었다. 특히 자연물 놀이 시간에는 장애유아가 또래와 함께 놀이할 수 있도록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그대로 멈춰라’, ‘나처럼 해봐요’ 놀이를 계획하였다. ‘나처럼 해봐요’ 놀이를 통해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었고 코를 치는 행동, 몸을 꽈배기처럼 꼬는 행동 등 교실에서 방해 행동으로 나타났던 모습을 친구들이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밖의 놀이 속에서도 유아들은 “선생님, 00이는 볶음밥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00이는 달리다 넘어질 수도 있으니, 우리가 손잡아 줄래요.”라고 말하며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존중하는 인격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다.

반구대 팜스테이에서 즐기는 놀이활동


자수정 동굴 나라에 가다.
더위가 시작된 6월, 자연이 우리에게 준 시원한 선물을 찾기 위해 자수정 동굴 나라로 떠난 유아들. 뜨거운 태양을 지나 동굴 내부에 들어가니 차가운 공기가 주위를 에워쌌다. “선생님, 추워요.”라고 말하는 친구를 향해 장애유아가 겉옷을 빌려주기도 하고 “무서워. 깜깜해.”라고 말하는 친구를 향해 “손잡을래?” 하며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하였다.
쥬라기 월드에서 공룡이 무서워 울고 있는 친구를 토닥여 주며 “괜찮아.”라고 위로해 주는 장애유아를 보며 우리가 찾은 선물이 동굴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평소 자주 넘어져 친구들이 손을 잡아주었던 장애유아는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교실에서 자주 울고 소리를 지르던 장애유아는 공룡 앞에서 가장 용감한 친구가 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유아들은 우리가 모두 잘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친구를 배려할 수 있는 멋진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자수정 동굴 탐험하기

부산과학관으로 떠나다.

부산과학관 현장체험활동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첫 다른 지역 현장체험활동인 만큼 의미가 있었다. 처음 부산에 가는 장애유아는 부산에 간다는 사실만으로 설레기도 하고 가정에서 과학관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유아는 친구들과 함께 간다는 사실에 들떴다. 로봇 댄스 공연 관람, 새싹 누리관 및 어린이 과학관 체험활동은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이색과학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어 유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었다. 체험 후 커서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하는 유아가 있을 만큼 흥미로운 활동들이 많았다. “선생님, 00이는 아인슈타인이랑 닮았대요.”라고 말하는 등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친구를 바라보고 색다른 방법으로 상호작용한 기회가 되었다.

부산과학관에서 체험 즐기기

놀이로 맞이하는 여름

“00이가 상어 좋아하니깐 상어가족 노래로 준비 운동해요.” 통합학급에서 들리는 밝은 노랫소리. 유아들이 힘차게 노래를 부르며 준비운동을 하는 소리였다.
율동한 후 친구와 발맞추어 스트레칭하고 지켜야 할 물놀이 안전 약속을 정하면 물놀이 사전교육은 끝. 학기 초 들리던 “선생님, 00이가 손 안 잡아요.”, “빨리 내려가.”라는 말은 어느덧 사라지고 한 학기를 함께 보낸 유아들은 자연스럽게 장애유아의 손을 잡고 복도에 줄을 서고, 계단을 내려갈 땐 서로의 속도에 맞추어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게 되었다.
낚시·물풍선·물총놀이와 수박 미끄럼틀을 보고 신난 유아들은 친한 친구가 아닌 자기가 선호하는 놀이를 향해 달려갔다. 평소 단독놀이나 병행놀이만 하였던 장애유아도 선호하는 놀이를 친구와 공유하며 연합놀이를 할 수 있었다.
낚시놀이를 좋아하는 한 장애유아는 자신이 필요한 뜰채를 친구가 쓰고 있자 “나도 줘.”라고 말하며 친구와 놀잇감을 주고 받을 수 있었고, 물총놀이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랐던 장애유아는 친구에게 물총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물풍선 수량이 줄어들자 유아들 사이에서 ‘가위바위보’ 열풍이 불었고 평소 ‘가위바위보’를 좋아했던 장애유아도 자연스럽게 놀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덕분에 물놀이장에는 장애·비장애유아가 아닌 낚시·물풍선·물총 놀이를 하는 유아만이 남아있었고 여름을 행복하고 즐겁게 맞이할 수 있었다.

물고기 잡기
에어바운스 미끄럼틀
물총놀이

끝나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통합교육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면 “통합교육은 장애 유아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비장애 유아의 행동 속에서 다름을 이해하는 마음이 느껴지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태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이질적이기에 서로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 달라서 특별하고, 달라도 괜찮다는 것을 배운 유아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변화할 세상을 기대하며 우리는 내일도 ‘함께’ 한다.
이렇게 해 보세요
  • 통합학급교사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협력교수 유형, 놀이 방법, 준비물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 체험활동을 함께 준비해 보세요.
  • 사후에 협력교수 유형이 적절했는지, 유아들에게 미친 영향, 아쉬웠던 점 등에 대해 협의하면 다음 현장체험활동을 더욱 완성도 높게 준비할 수 있어요. 협력교수 후 통합교육 구성원들의 변화된 모습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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