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현장체험활동이 학교(급)별, 장애영역별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박창순 초등학교에서는 체험 중심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우고, 공공질서 의식 및 공중 도덕심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것을, 중·고등학교에서는 지역사회기관과 연계한 적응능력 향상을 통해 통합 의지를 고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또한 전공과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경험함으로써 다양한 직업적 체험과 직업 선택 능력을 함양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진석 현장체험활동은 학생들에게 학교 수업 시간에 학습한 교과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체험하여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 사물들을 관찰하기 어려운 시각장애학생들에게는 현장체험활동이 수업 시간에 학습한 내용들을 확인하는 것과 더불어 다각적으로 대상을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습득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장체험활동이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이루어진다면 모방학습이 어려운 시각장애학생들에게 외부 환경에 대한 풍부한 경험들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교과 학습 연계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숙 청각장애학생들에게는 일상적인 상황이나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현장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직접적인 경험을 하며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문제해결능력과 사회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현장체험 활동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또는 소통이 필요한데, 청각장애학생들이 이런 활동을 경험하면 자신감 있고 확실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도전과 성공 경험이 포함된 현장체험 활동은 청각장애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주며, 칭찬과 격려 속에서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활동이 끝난 후에는 눈망울이 반짝반짝 어깨가 으쓱해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중·고등학교 에서는 진로와 관련된 현장체험활동이 포함되며 다양한 직업, 직종,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 등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최원준 특수학교에서의 현장체험활동은 교내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해 보기도 하고 학교 밖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들으며 학습하는 기회입니다. 현장체험활동을 통해 교사들은 학생을 위한 가르침의 방향을 수정할 수 있고 실생활에서 학생들에게 더 중요한 내용을 알아보며 수업을 계획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지체장애학생들은 간단한 외출에도 어려움이 많기에 현장체험활동은 늘 즐겁고 신나는 날이며 짧은 시간이지만 설레는 시간입니다. 학교 버스를 타거나 휠체어로 이동하며 학교 밖 주변 나무와 하늘을 바라보는 것에도 즐거워하고,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활동을 체험할 수 있어 배움의 폭이 넓어집니다.
김현경 장애학생들에게 현장체험활동은 ‘일상의 경험’을 누리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우리도 일반적으로 박물관, 미술관을 경험하는 것은 ‘일상적’인 것이 아닌 문화 예술적으로 ‘특별한’ 경험을 하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누리는 경험은 새롭고 특별한 문화 예술적 경험이 되지요. 이 특별한 경험을 비장애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처럼 장애학생에게도 일상적 경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일상적’ 경험을 누릴 기회가 적은 장애학생들에게도 박물관, 미술관 체험이 일상적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미진 기억에 남는 현장체험활동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최원준 학생들과 전철을 이용하여 아웃렛을 구경하고 사회 적응력을 키우는 일일형 현장체험활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 전철을 탈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도 즐거움과 배움이 가득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휠체어를 타는 학생들이 많은 우리 단체를 위해 음식점 이용을 위한 편의를 제공해 주셨던 사장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 밖에서 식사할 때면 휠체어 이용을 고려한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저희 조건에 맞게 준비해 주셔서 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진석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한 ‘공간 오감’ 프로그램과 고궁박물관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박물관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습니다. 두 현장체험활동 모두 시각장애학생에게 접근성이 낮은 박물관이라는 장소에서 시각장애 특성을 고려한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어서 무척 인상적이 었습니다.
공간 오감 프로그램은 국보급 유물인 ‘반가사유상’을 주제로 시각장애학생들이 잔존시력, 촉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들을 사용하여 유물을 탐색하고 감상한 내용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더불어 시각장애학생들이 단계별로 유물들을 효과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전문가 큐레이터가 상세한 설명을 제공해 주어 학생들의 이해를 높였습니다. 다음으로 고궁박물관에서 진행했던 ‘찾아가는 박물관 프로그램’은 시각장애학생들에게 우리나라 고궁에서 이루어지는 역사적 유물들을 촉각으로 만져보고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박물관 관계자가 유물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고, 시각장애학생들이 직접 촉각으로 유물의 구조와 형태를 탐색할 수 있게 지원해 주어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는 데 긍정적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장체험활동은 시각장애학생들도 비장애인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체험 공간들을 함께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조기숙 충북학생수련원에서 진행했던 챌린저 체험활동과 숲체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격 훈련을 할 때 의사소통이 어려운 학생을 대신해 선생님이 요원들과의 의사소통을 보조하면서 활동을 하나하나 해나갈 때 선생님들도 뿌듯하고 학생들도 활동이 끝나고 나서 어깨가 으쓱해지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올 초에는 숲 체험을 진행하였습니다. 밧줄을 연결해서 건너가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활동이었는데 언뜻 보면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문 요원들이 있어서 안심하고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 예전에 갯벌 체험을 했었는데 청각장애학생들이 멀리 뿔뿔이 흩어져 있으면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서 어려웠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박창순 교사 시절 우리 반 학생 중 한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지적장애학생들은 처음 가보는 장소에 거부감과 어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이런 자녀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어머니께서는 현장체험활동 일정을 미리 받아보시고 자녀와 함께 주말을 이용하여 일정에 맞춰 사전 답사를 다녀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김현경 제가 장애인 문화 예술 접근성 연구를 하면서 장애인과 함께 박물관 답사를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장애 당사자가 아닌 내가 이런 연구를 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 반성한 순간이 많았는데요. 같이 답사했던 장애인이 접근성과 관련된 여러 부분을 지적해 줬는데,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자세했고, 구체적이었습니다.
‘장애인에게 박물관, 미술관에 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정말 너무 힘든 일이구나. 박물관, 미술관 문턱에 들어서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겠구나.’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모든 서비스와 인프라 준비가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상태에서 장애인이 박물관, 미술관을 체험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미진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체험활동에 제한이 있었는데요. 코로나19가 엔데믹을 맞이함에 따라 올해는 어떻게 현장체험활동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조기숙 코로나19가 유행할 때는 결석생이 많아서 현장체험 활동 계획 시 인원 변동으로 예산 수립과 예약 등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부터 준비해 온 수학여행과 수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전과 위생교육을 철저히 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겪었던 어려움과 혼동에서 많이 벗어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현장체험활동은 60% 정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박창순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올해는 동천을 걸으며 봄철 동식물을 관찰하였고, 중·고등학교와 전공과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순천만국가정원 박람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생태환경교육 차원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노플라스틱 카페를 찾아 체험 프로그램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였습니다.
이진석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됨에 따라 기존의 비대면, 소극적 현장체험활동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다양한 활동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과정별, 학급별 소규모 단기 현장체험활동이 재개되었으며, 교과 현장체험, 1박 2일 수련회 활동, 2박 3일 수학여행 등 팬데믹 이전의 현장체험활동처럼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대규모보다는 학급 중심, 학년 중심의 소규모 현장체험활동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능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보다 개방된 공간, 야외 장소에서 현장체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재확산을 우려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현장체험활동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학생들에게 권고하고 있으며, 개인위생 관리, 안전교육 등을 강조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원준 코로나19 시기에는 현장체험활동 대신 방역 수칙을 지키며 교내로 지역사회 체험처 강사들을 초청하여 활동하였습니다. 올해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연계 진로 탐색 활동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진로 체험처를 조사하여 학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진로 탐색 체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장체험활동을 계획하여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고교학점제와 연계하여 지역사회 내 영화관,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주문 및 결제하기, 다중시설 이용 예절을 실습하며 지역사회 적응 능력을 키우고 보호 작업장, 주간보호센터 전환 기관에 방문하여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알아보는 체험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미진 안전하고 즐거운 현장체험활동을 위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접근이 쉬워야 하는데요. 참석자들께서 생각하는 접근성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김현경 문화 예술 경험에 있어서 물리적 접근성이 해소 됐음을 전제로 할 때, 정서적 접근성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 역시 박물관, 미술관 방문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익숙하지 않고, 흥미롭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우연이라도 방문했는데 첫 경험이 권위적이거나 통제적(만지지 말라, 다가가지 말라, 조용히 해 달라 등) 이었다면 더더욱 이러한 정서적 접근성에 있어서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 박물관, 미술관을 멀리하게 되는 주요한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박창순 지적장애학생 중 장거리 이동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 내에 다양한 체험활동 장소가 마련되어 이동 거리를 줄이고 여러가지 체험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누구나 스스로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현장체험활동 장소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학생들의 접근이 쉬운 현장체험 활동 장소라면 여러 번 방문할 수 있게 되고, 학생들은 활동에 점점 익숙해져 교사의 도움 없이도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진석 장소 접근성 측면에서 시각장애학생들이 자립적으로 안전한 이동을 할 수 있는 점자유도블록, 촉각 안내도, 음성안내 장치 등을 지원하여 현장체험활동 장소의 동선, 체험장소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료 접근성 측면에서 전맹 학생들에게는 안내 자료에 대한 점자 및 촉각 자료, 모형 교구 자료, 음성 QR 안내자료 등이 필요하고, 저시력 학생들에게는 큰 글자안내자료, 확대 보조기기 등 시각장애 정도를 고려한 자료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안내·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전문 지식을 갖춘 큐레이터, 시각장애학생들의 특성들을 인식하고 있는 해설전문가들의 설명이 현장체험활동 시에 함께 이루어진다면 보다 효과적인 관람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역적 접근성 측면에서 현장 체험활동 장소들이 지하철, 버스 등의 교통편으로 갈 수 있는 편리한 장소라면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접근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일 것입니다. 대중교통의 접근이 어려운 장소는 장애인 교통약자 이동 지원센터에서 차량을 지원하고, 현장체험활동 기관과 연계한 버스 차량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이동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기숙 접근성이란 모든 학생이 현장체험활동 장소에 안전하게 도착하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건물의 입구가 휠체어 사용자에게 친화적인지, 안전한 보행로가 마련되어 있는지 등을 포함합니다. 또, 현장체험활동 관련 정보가 모든 학생에게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용이한 형태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청각장애학생들에게는 수어나 자막 등의 보조 도구를 지원해야 합니다. 현장체험 활동은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그 공간과 프로그램 자체가 모든 사람의 참여를 존중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 지원, 교통편 제공 등 비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추가 지원이 필요합니다. 많은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방의 열약한 체험활동 환경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원준 우리 학교에는 장애 정도가 심한 중도중복장애 학생들이 있기에 현장체험활동의 장소와 접근성을 고려할 때 보행 및 휠체어 이동에 대한 접근성을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학교 밖 현장체험활동 장소에서도 교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학생이 스스로 보행훈련을 할 수 있고 전동휠체어 운전을 연습할 수 있는데 길이 좁거나 휠체어로 이동하기에 불편한 환경이 많다면 현장체험활동 장소 선정에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리고 활동에 대한 접근성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장애 정도가 심하고 신체 움직임에 제한이 있어 작은 물건을 다루거나 단계가 많은 활동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학생이 스스로 해보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과 장소를 고려하여 현장체험활동을 계획합니다.
김미진 현장체험활동 운영 중 접근이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창순 현장체험활동을 갔는데 장애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엔날레에 초대받아 갔지만 장애학생들이 이해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며 학생들은 매우 지루해하고 직원들은 장애학생들이 작품을 만져 손상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빨리 이동하세요.’라고만 외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장애학생을 위한 배려나 지원이 없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장애학생들이 마음껏 만지거나 가까이 가도 되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작품들을 관람해 보았다는 만족감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그리거나 만들면서 함께 작품을 완성해 갈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합니다.
김현경 우리나라 박물관, 미술관 모두 장애인에게 친절한 공간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접근이 어려운 원인은 다양 합니다. 정보전달에서도 장애유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비장애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물리적 접근성 또한 이동편의법 기준으로 최소한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박물관과 미술관의 전시 또는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은 더욱 어렵기도 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 및 서비스는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장애인의 다양한 문화 예술 접근성에 관한 관심이 높고 예산 투입도 많아지고 있으며, 각종 가이드라인에서부터 장애인 친화적 공간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향후 5년 이내에 지금보다 조금 더 친절한 장애인을 위한 박물관, 미술관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진석 시각장애학생들은 시각적 관람 중심의 현장체험 활동에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유물, 전시물들이 유리 벽 안에 전시되어 있어 전적으로 시각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체험할 수 없고, 전시물 앞에 접근제한선이 설치되어 저시력 학생도 관람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전시 공간이 너무 넓은 경우 전체 공간에 대한 인지가 어렵고, 이동 동선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 전시물을 관람하는 순서를 파악할 수 없으며, 전시물들에 대한 설명이 QR코드로 제시되어 있었지만, QR코드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박물관 현장체험활동 이전에 수업을 통해 현장체험활동에서 이루어지는 주요 내용들을 교육하고 학생들에게 배경지식들을 조사하여 학습하는 활동들을 진행하였습니다.
조기숙 지역적으로 거리가 멀어서 보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계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차량 지원이 어려워 외부보다는 학교 내에서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어 현장체험 활동 확대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최원준 지역사회 레스토랑에서 피자 만들기 현장체험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체험할 공간, 작업 수준은 적당 하였는데 체험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높은 턱이 있어 휠체어를 기울이거나 들어서 입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 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예산으로 휴대용 경사로를 구매하여 안전하게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또, 사과 농장으로 현장체험활동을 간 적이 있습니다. 사과 따기 활동을 위해 과수원 안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흙길로 인해 휠체어 이동이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농장 관리자께서 흙길에 나무판자를 깔아주셔서 휠체어 이동에 어려움을 덜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학생들도 평소 체험하기 어려운 사과 따기 활동에 즐겁게 참여하였습니다.
김미진 현장체험활동 접근성이 향상될 때 장애학생과 교사의 교육활동에 미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이진석 현장체험활동 접근성이 향상되면 교육활동을 이어가는 데 보다 긍정적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
학생들이 박물관에서 다양한 유물들을 직접 촉각으로 만져보고 구조, 형태적 특징들을 경험한다면,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역사, 사회 교과 수업 시간에 역사적 사실들을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수업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에게도 관련 교과 시간에 박물관에서 경험한 내용들을 예시로 제시하는 등 학습활동들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제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수업 내용의 확장은 시각장애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들을 통한 경험을 증대시키고 이를 통해 사고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창순 대부분의 현장체험활동 장소는 비장애학생들을 기준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체험활동을 지도하는 강사들이 장애학생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과제를 주는 등 장애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할 수 없어서 현장체험활동을 가서도 모든 지도를 특수교사가 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현장체험활동 장소에서 장애학생 지도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될 때 교사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고, 학생들은 즐거운 체험활동을 하게 될 것이며, 현장체험활동 다음 날 학교에서의 학습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현경 현장체험활동의 접근성이 향상된다면 장애학생이 사회에서 비장애학생과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상황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박물관, 미술관에서의 활동은 예술활동이라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장애학생이 가진 ‘특수함’을 ‘특별함’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특수한 것이 아니라, 특별하다는 것이 주는 가치를 우리 모두 알게 될 수 있는 것이 예술의 가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술의 가치를 통해서 장애학생과 교사 모두의 활동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조기숙 현장체험활동 접근성이 보장되면 장애학생들도 비장애학생들처럼 현장체험활동에 보다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경험을 얻고, 실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접근성을 고려한 활동은 장애학생들이 자기 능력을 인식하고,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신감을 증진합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늘어나므로,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교사들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 및 재능에 맞춤화된 교육을 구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학생들의 긍정적인 사고와 마음의 성장 등을 통해 교사의 자긍심과 만족감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원준 현장체험활동 접근성이 향상된다면 장애학생들은 더 다양한 현장체험활동을 통해 여러 방면의 진로 탐색과 직무 체험, 여가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사 측면에서는 현장체험활동을 계획할 때 장소 선정에 있어 제한점과 어려움이 줄어들어 업무 감량과 재정적 부담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학생 특성이나 날씨를 반영한 현장체험활동을 계획·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에서도 다양한 내용을 계획할 수 있고 지역사회 내 체험처와 연계할 기회도 늘어나 더 전문적인 현장체험활동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김미진 장애유형 및 정도, 지역적 특성 측면을 고려하였을 때, 장애학생 현장체험활동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원 방안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원준 천안교육지원청에서는 ‘온 마을 교육지도’를 제작하여 현장체험활동을 진행하기에 도움이 되는 장소를 지역별로 정리한 자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각 지역의 현장체험활동 장소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면 학교 현장에서 현장체험활동을 계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도중복장애학생 현장체험활동 장소를 탐색, 선정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에 지역 내 시설들에 접근하기 쉽도록 사전 점검 및 시설 개선을 지원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장소를 이용함에 어려움이 없도록 높이 조절 테이블, 경사로, 신변처리를 위한 장소 마련과 같은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지역교육청에서 휠체어 리프트 버스 대여 제도를 마련하여 현장체험활동 시 넉넉한 이동 수단 지원이 있다면 체험활동 접근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지역별로 중도중복장애학생을 고려한 체험장소 개발에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진석 시각장애학생들의 특성들을 고려한 현장체험활동 장소 정보 제공 및 매뉴얼 제작이 필요합니다. 현장체험활동 프로그램 운영 시, 전맹과 저시력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합니다. 저시력 학생들에게는 전시물 관람을 위한 조명시설을 지원하고, 큰 글자안내자료, 확대 보조공학기기 등을 지원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관람 기회를 지원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각장애 특수학교와 현장체험활동 기관들이 상호협력하여 시각장애학생들을 위한 현장체험활동 프로그램들을 계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조성한 현장체험활동 장소들은 시각장애학생뿐만 아니라 비장애학생들도 함께 체험하며 소통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현장체험활동’의 장으로도 확장되어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현경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 연구의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서 살펴본 요구 사항 중에서 이동 편의에 대한 도움을 많이 요청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물관, 미술관에서 장애학생의 방문을 위하여 이동 수단을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또한 개별 방문 시, 장애 유형을 고려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들이 맞춤형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조금씩 확대되고는 있지만 지금보다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기숙 청각장애학생들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수어 통역사를 동반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필기 도우미 등을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시각적인 정보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든 활동자료는 청각장애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비디오 자료는 자막이 포함되어야 하며, 복잡한 내용은 그림이나 다이어그램 등으로 시각적으로 표현될 필요가 있습니다. 청각장애학생들에게는 현장체험활동 전에 그 활동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준비 시간을 제공하여 미리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청각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갖추지 못하면 차별 및 배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교사와 비장애학생들, 현장체험활동 관계자들에게 청각장애와 관련된 적절한 교육과 인식 개선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박창순 대도시와 다르게 지방은 현장체험활동 장소가 많지 않고, 장애학생을 위한 현장체험활동 장소는 더더욱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진도에는 태어나서 기차를 보거나 타본 적이 없었던 학생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유아교육진흥원, 특수교육지원센터, 공공기관이 그 특성을 살려 장애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수준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관련 시설을 갖추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