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수업 - 함께 떠나요: 순회학급 연합 현장체험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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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3
제30권 3호
(vol. 129)
모두가 행복한 수업 5

함께 떠나요: 순회학급 연합 현장체험활동

김지흔(점동고등학교 교사)

함께,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현장체험활동

코로나19로 인해 순회학급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은 격리시설이 되어 대면 수업이 불가했고 전염성의 위험 때문에 과제를 주는 것도 우편함을 통해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좋아지면서 대면 수업은 가능해졌으나 순회학급 학생들은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할 수 없고, 면역력도 약하기 때문에 체험활동과 같은 야외활동이나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이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다고 생각했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유치원, 초등학교 순회학급 선생님들과 함께 ‘순회학급 연합 체험활동’을 기획하게 되었다.

현장체험활동 준비의 어려움

순회학급 학생들은 대부분 강직이 심한 지체장애학생들로 평소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다가 수업 시간에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현장체험활동을 계획할 때 학생들의 이러한 상황과 제한된 이동 능력을 고려하니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생겼다. 첫 번째로는 이동 수단을 생각해야 했다. ‘교통약자 이동 지원 차량 서비스’는 대기시간만 2시간 가까이 걸렸고, 대기해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도착하자마자 또 차량을 예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 다른 방법인 ‘지역 내 장애인복지관 버스’를 이용하려고 신청서까지 제출했으나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여 사용할 수 없었다. 두 번째는 현장체험활동 소요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휠체어에 오래 앉아있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고, 위루관 섭식하는 학생들은 시설에서 식사해야 했기 때문에 이동시간과 참여 시간을 합쳐 3시간이 넘어가지 않게 계획해야 했다.

담당자 간담회

3월에 순회학급 학생들의 생활시설인 여주 천사들의 집 원장님, 팀장님들, 순회학급 선생님들이 모두 참석한 간담회에서 현장체험활동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시설 측에서도 학생들의 더 넓은 경험과 발달을 위해 긍정적으로 협조해주어 시설 구급 차량과 인력을 지원해 주기로 하였다. 학생들의 이동시간과 안전 문제를 고려하여 시설과 멀지 않고, 휠체어를 이용해 야외활동이 가능한 장소로 선정하였다.

현장체험활동을 위한 담당자 간담회

첫 번째 현장체험활동, 황학산 수목원

4월에 진행된 순회학급 연합 현장체험활동의 첫 번째 장소는 황학산 수목원이었다. 학생들이 자연과 생태계를 직접 관찰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다양한 감각을 느끼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황학산 수목원은 무장애 공원으로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들도 비교적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날 유치원, 초등학교 순회학급 학생들은 교사들의 도움으로 학교 셔틀버스에 탑승하였고, 휠체어는 시설 트럭에 실었다. 고등학교 순회학급 학생은 버스에 앉아 이동하기가 어려워 시설 구급 차량에 눕혀 고정하고 보호자석에 교사와 생활시설 담당자가 앉아 이동했다. 수목원에 도착한 후, 교사 한 명당 학생 한 명을 맡아 수목원을 구경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였다. 학생들은 오랜만에 실외 활동을 즐기며 행복하고 들떠 보였다. 어떤 학생은 발화가 어려웠지만 웃음 소리를 내며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했고, 꽃잎과 나뭇잎을 보며 고개를 흔들어 리듬을 타는 학생도 있었다. 이러한 순간들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감각적인 경험과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또한 학교, 학년, 장애 정도가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황학산 수목원 현장체험활동


봄꽃과 함께 산책하기

정원 산책하기

두 번째 현장체험활동, 주주팜

5월에 진행된 두 번째 연합 현장체험활동은 주주팜에서 이루어졌다. 이곳은 여주에 있는 동물 체험 농장으로 학생들이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교감하며 여러 동물의 소리, 냄새, 촉감을 다감각적으로 경험함으로써 학생들의 경험을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이번에는 시설 원장님도 학생들과 함께 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여서 같이 참여하였다. 실외체험은 휠체어로도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 학생들이 동물들을 관찰하고 먹이를 주며 상호작용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실내에 있는 동물들은 2층에 위치해 휠체어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답사를 통해 미리 사장님과 사전 협의한 대로 1층 로비로 동물들을 한 마리씩 조심히 데려와서 학생들과 함께 교감하고 먹이 주기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다. 유치원 순회학급 학생들은 동물의 소리와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아 무서워하며 울기도 했다. 반면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순회학급 학생들은 동물들을 관찰하고 가까운 접촉을 하며 소통하는 활동에 큰 흥미를 보였다. 특히 동물들을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교감할 때 침착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번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동물과 자연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심화하며,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주주팜 현장체험활동

염소 우유 주기


고양이와 교감하기

토끼 당근 주기

마치며

1학기 순회학급 연합 체험활동이 많은 선생님과 생활시설 협조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어려운 환경과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치니 결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순회학급 학생들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배울 기회가 부족하므로 이번 현장체험활동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또한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진해 다양한 환경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해 보세요
  • 지역사회 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적극적으로 찾아 보세요. 지역사회 지원을 활용하기 어려울 때는 교통지원이 준비된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문의해 보세요.
  • 지역 내 순회학급 교사와 협업하여 현장체험활동을 추진해 보세요. 순회학급 교사들 함께한다면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현장체험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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