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령, 첫 학교, 첫 만남의 설레임
나는 전공과 무관하게 꼭 하고 싶었고, 꼭 해야 했던 일을 10년 정도하고, 남들보다 조금 늦게 임용 공부를 시작하여 특수교사가 되었다. 한 번 더 새내기 시절을 겪는다는 것이 설레었지만 두렵기도 했다. 2월 중순이 되니 첫 발령지, 첫 학교, 그곳에서 만날 선생님들까지 감춰져 있던 베일이 하나둘씩 벗겨지기 시작했고, 두근거림이 커졌다. 그러나 만날 학생들만 생각하면 두근거림보다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학생들이 혹여나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특수학급 선생님이 바뀐 것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쩌지?’
드디어 3월 2일. 환한 웃음으로 새로 온 나를 환영해 주는 학생들을 직접 만나니 염려하고 걱정했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과 함께할 모든 나날이 기대되었다.
두근두근 첫 학교, 첫 제자들과의 만남
“얘들아, 선생님이 이 학교에 있는 동안 모든 날 모든 순간 늘 함께하자."
학생들을 맞이하고 난 두근거림도 잠시. 나이스 인증서를 받고 나니 해야 할 업무들이 산더미처럼 쏟아졌다. 통합학급 적응 기간 계획, 특수교육 운영 계획, 개별화교육지원팀 구성 및 운영 계획, 개별화교육지원팀 기초조사서와 가정통신문, 개별화교육계획 등등. 3월 한 달 동안 상신해야 할 기안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든 것이 다 서툴고 오래 걸렸다. 특히나 학생들의 학업적, 생활적 특성을 알아가면서 계획을 수립해야 했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발령 동기들과 함께 모일 수 있는 날마다 노트북을 들고 함께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함께 모여 일하니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완성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개별화 교육계획도 완성이 되었다. 그리고 모일 때마다 학급 운영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장애공감 교육주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교직원 연수는 어떻게 할 건지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어느덧 우리의 모임은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