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트는 현장 이야기 3 - 우리가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 특수교육에 생태 전환 교육을 입히다

본문 바로가기
현장특수교육
2023
제30권 2호
(vol. 128)
움트는 현장 이야기 3 생태전환교육 교사 동아리

우리가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
특수교육에
생태전환교육을 입히다

조혜민(동인천고등학교 교사)

생태 전환 수업 연구단을 꾸리다

우리가 입고 버린 옷들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당연히 필요한 누군가에게 가서 잘 쓰이리라 생각하며 헌옷 보관함에 넣는다. 그러나 옷더미 위에서 풀이 아닌 옷을 씹어 먹고 있는 슬픈 눈을 한 소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소들이 먹고 있는 옷이 바로 우리가 누군가에게 가서 잘 쓰이고 있을 거라 안일하게 생각한 바로 그 옷이다. 그 후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만한 단어(기후 위기 대응 교사실천단)를 문서함에서 보게 되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기후 위기 대응 교사 실천단은 기후 위기, 탄소 중립, 생태전환에 관심이 있으며 자발적으로 생태전환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 교원을 대상으로 ‘생태전환 수업 연구단’, ‘생태전환 교육과정 개발단’, ‘생태전환 교사 협력단’을 운영하는 동아리 활동이다.
기후생태에 관심이 있고 평소 교육 가치관이 비슷한 4명의 교사가 함께 모여 ‘생태전환 수업 연구단’ 교사 동아리를 운영하기로 하였다. 공동으로 수업 지도안을 개발하고 학습자료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한 후 의견을 나눠 보기로 했다. 정기 모임은 매월 1회로 하되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이점이 있어 필요시 수시로 의견을 나누기로 하였다.

활동 계획서 작성

지금까지 해왔던 분리배출,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에너지 절약 강조 외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우리는 달력에 쓰인 환경 관련 기념일을 찾아 관련된 수업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기로 하였다. 기념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구 환경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고, 지속적인 관심을 두게 하려고 만든 날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달력은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환경 기념일을 찾으면서 즐겁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1월부터 12월까지 달력을 넘겨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환경 관련 기념일들이 가득한 것을 보고 그동안 환경에 무심했던 날들을 반성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알려 줄 내용이 많아 기쁘기도 하였다.

지도안과 학습자료 만들기

연구단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본격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였다. 환경 관련 기념일을 소개하고 주제와 관련된 그림책 또는 현재 환경 관련 이슈가 있는 신문 기사를 살펴본 후 문제가 무엇이고 자신이 경험한 비슷한 문제가 있는지, 문제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방식으로 수업을 꾸려나가기로 하였다. 실제 우리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관련 체험 활동도 함께 진행하기로 하였다.

기후 위기 대응 수업 교육포럼 참여

‘기후 위기 대응 교사실천단’ 이 되면 ‘기후 위기 대응 교사실천단’ 밴드에 가입할 수 있다.

생태전환 수업 월별 활동


생태전환 수업 지도안


이 밴드를 통하여 인천 관내 기후생태환경교육 동아리, 실천 학교 등의 활동 사례나 인천 외 다른 지역의 환경교육이나 생태전환교육 사례 등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덕분에 다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생태환경 활동에 대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기후생태 관련 연수도 참여할 수 있는데 그중 우리는 ‘기후 위기 대응 수업 교육포럼’에 참석하였다. 연수는 ‘인류와 지구의 공존을 위한 실천 측면에서의 기후 위기 대응 교육 관점’과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목표 및 기후 행동을 위한 교수학습설계 원리’에 대한 강연을 시작으로 해양, 생태계, 식습관, 기후 위기와 불평등, 제로웨이스트 중 관심 주제를 선택하여 참여하는 참여형 워크숍으로 이어졌다. 조금 어려웠지만, 기후생태교육에 대해 나무만 보았던 우리에게 숲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단순히 개인에게 분리수거, 에너지 절약을 강요하는 교육을 뛰어넘어, 편리함을 당연시하지 않고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연과 함께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생태전환교육 활동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참여형 워크숍에서 우리는 특수교육대상학생을 위한 채식 지도안을 만들어 보았다. 다양한 학교급별 교사들이 모였기에 각 주제로 어떤 교육 활동을 하는지 듣고 보게 되어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더욱 넓힐 수 있었다.

기후 위기 대응 수업 교육포럼

체험 활동 개발을 위한 연수

수업 자료를 만들면서 우리가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주제에 따라 ‘학생들이 실제 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였다. 매월 주제와 관련하여 활동을 선정하고 자료를 찾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였는데 특히 학생들이 일회용이 아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그릇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11월에는 체험활동 개발을 위한 교사 연수를 진행하였다.
그릇 만들기는 ‘진로와 직업’, ‘여가활동’ 수업과 연계도 가능하여 매력적인 활동이다. 이번 연수를 통해 기존에 물레를 돌려 성형하는 어려운 방식에서 벗어나 쉽게 나만의 그릇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모양틀을 대고 흙을 자르고, 몰드에 흙을 넣어 장식을 만들어 붙일 수 있어 쉬우면서 무엇보다 현재 흐름을 반영한 그릇을 만들 수 있어 배움의 기쁨이 두 배가 되었다.

특수교육에 생태전환교육 옷을 입히며

학생들과 달력을 보며 환경 기념일을 함께 찾아보았다. 수학 공부를 위해서만 달력을 자주 보았던 학생들이기에 달력 속에 이렇게 많은 기념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신기해 하였다. 또래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자신이 경험한 비슷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문제해결방법도 고민해 보았다. 아파하는 지구의 모습을 보고 심각해하기도 하였으며 무엇보다 제로웨이스트 비누 만들기, 천연 수세미 만들기, 다회용기 만들기, 곡물 핫팩 만들기 등 체험활동에 즐겁게 참여하였고, 자신이 환경을 위해 만든 것들을 자랑스러워하였다.

지구에게 편지쓰기
그림책 읽고 문제 찾기
곡물 핫팩 만들기

다회용기 만들기 교사 연수

환경교육의 시작과 끝

슬픈 눈으로 옷을 뜯고 있는 소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환경에 관한 관심은 ‘기후 위기 대응 실천 교사단’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결코 생태전환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환경에 관심이 있었고 특수교사로서 특수교육대상학생 역시 지구 환경의 변화를 알 권리가 있으며 환경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시작한 활동이었다. 처음에는 생태전환교육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지만 일단 시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며 성장했다. 그리고 각각 다른 학교로 흩어졌지만, 특수교육에 생태전환교육 옷을 입혀 나가고자 올해도 동아리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생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동아리 활동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톡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