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독일 특수교육 현장 수업 이야기
브뤼더 그림 초등학교의 ‘아틀리에 수업’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재활특수교육학 박사과정 민세리

 

01. 도입

현재 독일의 특수교육학은 ‘부분통합교육(Integration)’을 넘어 ‘완전통합교육(Inklusion)’을 지향하는 가운데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가 거듭되고, 국가/연방주/학교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 장애가 있는 학생도 일반학교에서 비장애학생과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독일의 일반학교현장은 완전통합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차별화된 교육과정 및 콘셉트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일반학교 중 모범사례가 될 만한 예로 ‘브뤼더 그림 초등학교(Bruder-Grimm Grundschule)’를 선정했다. 이 초등학교는 독일 내 완전통합교육이 우수하게 실천되는 학교에 수여하는 다수의 상(2016년 통합학교상, 2015년 견학지정학교, 2014년 야콥무트상 등)을 수상했는데, 이곳만의 독특한 수업 콘셉트가 국내의(완전통합교육을 지향하는) 일반학교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리라 기대해 본다.

 

02. 학교소개

라인란트팔츠(Rheinland-Pfalz)주 이겔하임(Igelheim)에 소재한 브뤼더 그림 초등학교는 이미 1992년부터 통합교육 실현에 매진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통합교육학교로 공식 지정되어 장애의 유무, 장애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재학생 225명 중 15% 정도가 특수교육대상자이다(주로 학습장애, 언어장애, 지체장애, 지적장애가 있다). 교사 26명, 통합보조인력 10명, 보육교사 1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총 수업 시수 중 절반 정도는 교사 2명이 협력하여 한 학급을 가르치는 팀티칭 형태로 진행된다.
“모든 아동을 존중하고 개인의 다양성을 기회로 여기는 학교”라는 기본이념을 바탕으로, 브뤼더 그림 초등학교는 학생의 다양한 개별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별한 수업방식을 개발했는데, 일명 ‘아틀리에 수업(Atelierarbeit)’이 바로 그것이다.

 

03. 아틀리에 수업

아틀리에 수업은 연방주 표준교육과정에 근거하여 2005년 학교 자체에서 개발된 교육 콘셉트이다. 교실을 일명 ‘아틀리에’(작업장/화실)로 변화시킨 후 학생이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탐구하는 수업 형태로, 보통 일주일에 3시수~7시수 실시된다. 교실 중앙에는 둥근 카펫이 깔려 있는데, 교사와 학생들이 모여 아틀리에 수업을 시작하고 마지막에 함께 모여 발표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아틀리에 수업 4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아틀리에 수업 원칙]

변화된 교실
  • · 4종류 아틀리에 공간으로 바뀐 교실(언어 아틀리에, 수학 아틀리에, 사회·과학 아틀리에, 예술 아틀리에)
특별한 학습
  • · 아틀리에 수업 주제: 지식 관련 테마
  • ·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테마를 가지고 다양한 수준에서 작업(개별학습 및 공동학습)
  • · 학생의 수준에 적합한 과제카드(함)
  • · 자기주도학습(아틀리에, 과제질문, 작업형태를 학생 스스로 선택)
  • · 결과중심 프로젝트(결과물 발표하기)
  • · 아틀리에책에 기록 및 자기평가하기
변화된 역할
  • · 상담자, 동행자, 관찰자인 교사
  • · 창의적 리더인 학생
  • ·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서로 함께, 서로를 통해 학습하는 방식
  • · 언어/의사소통 발달지원+사회성 도모

 

[아틀리에 수업 진행하기 ]

(1) 교사와 학생들은 카펫 위에 둥글게 모여 앉아 함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아틀리에 수업을 시작한다. 교사는 오늘의 주제를 발표한다.
(2) 학생은 자신이 활동하고 싶은 아틀리에를 직접 선택한다. 또한 어떤 작업형태 (1인 / 2인 1조 / 3명 이상의 그룹)로 활동할 지 스스로 결정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선택 결과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칠판에 정리한다. 가령 노란색 종이는 언어 아틀리에, 빨간색 종이는 수학 아틀리에를 뜻하고, 각 아틀리에에 해당하는 학생 이름과 활동내용을 종이에 적는다.(유의할 점: 교사는 학생이 동일한 아틀리에, 동일한 작업형태를 반복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학년 말에는 학생이 모든 아틀리에 공간을 골고루 방문하고, 거의 모든 친구들과 한번씩 작업 한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3) 학생은 (파트너와 함께) 과제카드함에서 자신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과제를 하나 선택한다. 가령 사회·과학 아틀리에 카드함은 다음과 같은 과제로 구성되어 있고, 학생은 이 중 하나를 직접 고른다.

테마 관련 책을 읽고 퀴즈 질문 만들기 테마 관련 보물 숨기기
(캔버스, 보물카드)
테마에 알맞은 책이나 신문기사를 찾아보기 테마 관련 사물을 돋보기/현미경으로 관찰하기
테마 관련 강의하기 테마 관련 리서치 후 학생들의 질문 중 하나에 답하기
테마에 어울리는 음식 만들기 테마 관련 정보 전단지를 제작하기
테마 관련 물건 구입하기 테마 관련 사물 그림(소묘) 그리기
테마 관련 인터뷰 또는 설문조사하기 테마 관련 실험 준비하기

 

 

(4) 학생은 자신의 아틀리에책에 자신이 선택한 아틀리에, 과제내용, 작업형태 및 파트너 이름 등을 기입한다. 아틀리에책은 이러한 활동내역을 정리하고 결과 및 피드백을 기록하는 중요한 문서이다. 활동내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도표형식+각 아틀리에 해당 색깔 칠하기) 학생도 교사도 과거 및 현재 활동 내용을 한눈에 파악하기 용이한 장점이 있다.

 

(5) 학생들은 교실 내 아틀리에 공간, 복도, 필요에 따라서는 전문작업교실(가령 미술실, 음악실, 실기작업실)에서 자신의 과제를 수행한다. 대부분의 아틀리에 수업의 경우 교사 2명이 협력하거나, 담임교사 1명과 특수교육보조인력 1명이 협력하여 학생들을 보조한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학습에 어려움이 많은 특수교육대상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적극 참여할 수 있다. 과제를 마친 학생/그룹은 교사에게 결과물을 보여주고 개선사항 등을 점검하며 결과물을 어떤 식으로 발표할 지 교사와 함께 고민해본다.

 

(6) 과제가 종료되고 프레젠테이션 준비가 완료 되었다면, 이제 다음 과제를 선택하여 계속 활동할 수 있다. 3~4개 그룹이 결과물을 발표할 준비가 되면 아틀리에 수업 마지막에 발표시간을 마련한다. 결과물 발표는 아틀리에 수업의 꽃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사회성을 기르고, 지식을 전달하고, 올바르게 비판하고 또한 비판을 수용하며, 자신의 실수를 대하는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학생이 자신의 결과물을 최종적으로 발표하고, 학생들이 진실된 비판 및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틀리에 수업 관련 Q&A

Q. 아틀리에 수업에 적합한 학년은?
A. 일반적으로 모든 학년에 적용할 수 있지만, 3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Q. 아틀리에 수업은 매일 실시되어야 하는가?
A. 교사가 매일 최소 30분 이상 아틀리에 수업을 실시하거나, 아틀리에 수업의 날을 따로 지정해서 학생들이 최소 4시간 이상 연속해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원칙상 바람직하다. 그러나 각종 학교 행사나 야외활동, 아틀리에 수업을 적용하기 힘든 정규교과수업 등이 있기 때문에, 교사의 역량에 따라 아틀리에 수업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이러한 자기주도학습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대개 이런 부류의 학생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조직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들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사는 예를 들어 과제카드를 읽어주거나, 학생과 함께 활동 내용을 고민하고, 함께 작업할 파트너를 찾는 것을 도와주는 등 적극적 도움을 줄 수 있다. 과제카드함 속 과제는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적극 참여할 수 있다.

Q.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결과물 발표 채점하기
A. 학생은 자신의 결과물을 발표하고 동료 학생들로부터 진실된 피드백 및 조언을 받아야만 한다. 이것이 아틀리에 수업의 핵심이다. 그러나 교사가 결과물 발표를 채점할 경우, 학생들은 서로에게 진실된 피드백을 주거나 비판하려 들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자신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게 될까 두려워 비판하는 것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Q. 학생은 테마 당 아틀리에 4곳을 모두 거쳐야 하는가?
A. 원칙상으로는 그래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능력 및 수준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테마 당 아틀리에 4곳을 모두 거친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아틀리에 1곳 내지 2곳만 방문한 아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과 자신만의 작업속도 안에서 차분하게 활동하고, 동일한 아틀리에 작업을 반복하지 않으며 다양한 아틀리에를 거쳐 활동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Q. 그룹이 과제를 완성해 내지 못한 경우에는?
A. 이 경우 역시 빈번히 일어난다. 이때 교사는 그룹활동을 잠시 중단시키고 새로운 테마를 제시해 그 속에서 활동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이끈다. 활동이 완성되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결과물 발표는 반드시 하도록 한다.

 

 

 

* 자료출처

*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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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과의 교류 및 공동학습

미국 특수교육 현장 수업 이야기, 음악


현장특수교육 봄호 제26권

  • 01 프롤로그
  • 02 오픈 칼럼
  • 03 모두가 행복한 수업
  • 04 화제의 특수교육인
  • 05 현장투어
  • 06 톡톡Talk
  • 07 스페셜테마
  • 08 차 한 잔을 마시며
  • 09 월드리포트
  • 10 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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