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공감의 대명사란 수식어가 조금은 부담스럽다는 가수 윤도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컬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최고의 엔터테이너이다. 데뷔 25년차 가수인 그는 라디오 DJ, 음악프로그램 MC, 뮤지컬 배우 등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대중들과 오랫동안 소통하며 그만의 음악으로 우리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다. 현장특수교육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소통과 공감에 대한 생각, 특수교육 가족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들을 소탈하게 털어놓았다.
Q. 올해가 벌써 데뷔 25주년입니다. 그 긴 시간동안 윤도현씨가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먼저, 긴 시간 동안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축복된 일입니다. 물론 음악적으로 끊임없이 계속 발전해 왔고 노력을 해왔다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음악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음악뿐만 아니라 예능, 방송 진행, 내레이션 등 다방면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데 어떤 일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필요한 점은 그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그 하고 싶은 일이 다른 사람들도 필요로 하는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보다는 내가 했을 때 더 빛이 나서 시너지가 일어나는 일, 그럴 때 올인하게 됩니다.
Q. 지난해 무주에서 개최된 전국 장애학생 진로드림 페스티벌을 통해 보여준 YB의 공연은 장애학생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윤도현씨가 느끼기에 당시의 공연 분위기는 어땠나요?
무주에서의 공연 내용이 다른 공연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달랐던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들려주는 음악, 우리가 보여준 무대가 잘 전달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했고, 객석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장애학생들도 더 열정적으로 호응해주어서 사랑이 넘쳤습니다. 그래서 우린 헤어지기 아쉬웠습니다.
Q. 그때 불러주신 노래 중에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노래 가사는 페스티벌에 참여한 우리 장애학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되었습니다. 이 노래를 만드신 계기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 곡은 ‘흰수염고래’라는 제목의 곡입니다. 사실은 ‘나는 가수다’라는 방송을 통해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만든 곡이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큰 사랑을 받다 보니, 음악인으로서 그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위로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나 스스로도 그 곡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 잠식해 있을 때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난 결국 혼자야’라는 생각입니다. 그 어둡고도 무서운 생각을 이 노래를 통하여 떨쳐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둘러보면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내 생각이 나를 혼자로 만들 뿐입니다.
노래 ‘흰고래수염’ 공연모습
Q. 슬럼프는 언제 찾아오고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슬럼프는 거의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찾아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난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생각하면 지금 이 모든 게 감사해집니다. 저는 세상이 필요로 하지 않는 쓸모없는 사람으로 살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만났고, 그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슬럼프는 그냥 아무 때나 찾아오는 불청객 정도일 뿐, 받아들이면 슬럼프도 별거 아닙니다.
Q. 작년에 대한민국인권대상에서 사회공헌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평소에도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는 사실만큼 큰 힘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리고 우리 사회의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노래나 책이 있으신가요?
‘박노해’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시집을 추천합니다. 인식 개선은 지식적으로, 학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차원에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Q. 우리 장애학생들 중에도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윤도현씨와 같이 가수를 꿈꾸는 장애학생들에게 꼭 전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창의적인 일입니다. 음악과 예술이라는 분야는. 그래서 더더욱 우리 장애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욱 특별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의 폭에 제한을 두지 말고 맘껏 상상하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Q. 최근, 오랜만에 방송프로그램 MC로 대중들과 만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도현씨의 앞으로의 계획과 갖고 계신 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윤도현의 더스테이지’라는 프로그램을 맡게 되었습니다. 음악인들이 맘껏 누리고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은 해 볼 생각입니다.
저의 꿈은 우선 YB라는 밴드가 계속 즐거운 진화를 하기 바라고, 그 진화를 통해 더 넓은 세계로 항해하는 밴드가 되어 지구를 노래하는, 그리고 이 세상을 노래하는 밴드이고 싶습니다. 또한, 2019년엔 환경운동을 다양하게 할 것입니다. 자연의 소중함, 인위적이지 않은 것의 필요성, 숨쉬기의 고마움, 깨끗한 물에 대한 고마움 등을 모두 함께 알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