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희망학교 교사 이대송
양산희망학교는?
경남 양산에 있는 지적장애 공립학교로 장애학생이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정보 및 미디어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2016년부터 다양한 외부 공모지원 사업에 응모하여 미래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장애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소프트웨어 교육 및 3D 프린터 활용 교육 등을 교육과정과 수업에 적용해 왔다.
최근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일반교육 현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장애학생이 미래를 준비하고 실천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양산희망학교를 소개한다.
01 지적장애 특수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장애학생의 컴퓨팅 사고력 증진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운영」을 주제로 2018년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동료교사와 학부모는 “장애학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이 왜 필요해요?”, “우리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개발해요?” 라며 오해하고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교사와 학부모의 요청으로 2019년에도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02 장애학생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의 첫 걸음
양산희망학교에서는 장애학생의 컴퓨팅 사고력 증진을 위해 먼저 소프트웨어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교내 연수를 통한 교사와 학부모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학부모 대상 체험연수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장애학생의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03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며
처음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할 때 장애학생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자료가 거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만들어 주기를 기다릴 수 없기에 우리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교사동아리 사업에 도전했는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리터러시 교사연구회 사업(사업비: 400만원)에 선정되어 「드론을 활용한 SW교육 게임자료」를 개발하고, 행복한 학습공동체 사업(사업비: 200만원)에 선정되어 「언플러그드 활동을 통한 장애학생의 컴퓨팅 사고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면서 함께 고민하고 성장했다.
04 소프트웨어 교육을 만나다!
처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접한 장애학생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선생님, 너무 신기해요."
"우리 로봇 수업 언제해요?"
평소 수업시간에 지루해하고 소극적으로 참여했던 학생들의 이런 반응에 무척 놀랐다.
양산희망학교에서는 고3 정보통신활용 교과(34차시)와 중학교 자유학년제 주제선택활동(17차시) 시간에 로봇(터틀 로봇, 오조봇 이보)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였는데, 첫날 수업부터 학생들은 흥미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코딩을 전혀 해보지 않은 학생도 자신이 작성한 블록코딩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을 보며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학생들의 그런 모습에 소프트웨어 교육을 함께 운영했던 동료교사들도 “올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수업에 적용하느라 힘들었지만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05 자신감 UP! 자존감 UP!
소프트웨어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SW교육 학생동아리 학생들은 교내 ‘소프트웨어 교육의 날’ 행사 체험부스 운영을 지도교사 없이 학생 혼자서 운영하고, ‘전국 2018 SW교육 페스티벌’ 홍보체험부스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2인 1조가 되어 비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체험부스를 훌륭하게 운영할 만큼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졌다.
처음에 동료교사들은 “교내 행사라도 교사의 도움 없이 학생 혼자서 체험부스를 운영할 수 있을까요?”, “SW교육 페스티벌 홍보체험부스의 경우 대부분 체험 오는 학생들이 비장애학생 일텐데 아이들이 더 주눅 들면 어떻게 해요.” 등의 다양한 우려되는 말을 했지만, 실제 운영하는 모습을 보고 학생들이 너무 잘해서 많이 놀라워했다.
또한,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대회인 ‘2018 SK텔레콤 장애청소년 ICT메이커톤 대회’에 참가하여 3위를 차지하였고, 전국 특수학교(급)에서 40여 개 팀이 참여한 ‘코리아 원더리그 대회(특수부문)’에서는 대상을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06 2019년을 기대하며
2019년에는 여러 교과와 접목한 소프트웨어 교육과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프린터 등 다양한 정보기기를 활용한 교육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공유 및 확산을 위해 국립특수교육원의 에듀에이블과 다양한 SNS 등을 통해 전국에 있는 특수교사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계획이다. 양산희망학교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전국으로 퍼져 특수교육 현장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활성화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