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트는 현장 이야기 - ‘따로 또 같이’ 모두가 행복한 무한상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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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3
제30권 1호
(vol. 127)
움트는 현장 이야기 1

‘따로 또 같이’ 모두가 행복한
무한상상실

김인희(국립 서울맹학교 교사)

모두가 상상의 나래를 펴는 무한상상실

국립 서울맹학교(교장 조양숙)는 2022년 교육부와 한국 과학창의재단의 학교 내 무한상상실 사업을 통하여 시각장애학생의 특성과 장애 정도에 따른 독특한 교육적 요구에 부합하는 창의 융합 학습공간을 조성하였다. 시각장애학교는 저시력과 전맹, 자폐성장애 등 발달 장애학생뿐만 아니라 학습속도와 수준이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모든 학생을 포함하는 특별하고 무한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고심하였고 학생들과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따로 또 같이’ 모두의 장애를 고려한 3가지 주제학습 공간을 구축하게 되었다.

첫 번째, 교과 융합 VR(가상현실) Zone: 놀이와 스포츠를 통한 교과연계학습

서울맹학교 무한상상실은 스마트 교실을 구축한 여러 특수학교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되 학년별, 학교급별, 수준별 교과연계학습에 주안점을 두고 콘텐츠를 구성하였다. 학생들은 XR 터치스크린을 활용하여 놀이와 퀴즈, 스포츠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어, 영어, 사회, 수학과 같은 교과융합 수업에 보다 즐겁게 참여할 수 있으며, 저시력과 전맹 학생이 서로 협력하여 문제해결 학습을 이끌 수도 있다.

두 번째, 길 안내 AR(증강현실) 시스템 Zone: 경복궁역에서 우리 학교까지 ‘아리’와 함께 걸어요

시각장애학생의 자존감과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위해 흰지팡이 보행 수업은 매우 중요하지만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학생들에게 어렵고 힘든 과정으로 인식된다. AR(증강현실) 길 안내 시스템은 보행 트레드밀을 통해 경복궁역에서 서울맹학교까지 오는 길을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혼자 가는 길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안내견 ‘아리’와 함께 걷도록 하였고, 보행 단서(landmark)와 지형지물에 대한 음성 안내를 포함하였다. 시각장애학교에만 적용되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더운 여름 학생들과 실제 거리를 측정하고, 안내 스크립트를 짜는 등 우여곡절 끝에 다소 투박하고 실험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다행히 이를 체험한 학생들은 우리 동네에 이런 가게들이 있고, 이런 관공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며 보다 친근한 관심을 표현하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여 주었다. 친구들아, 아리와 함께 우리 학교 근처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알아볼까?

학교가는 길 안내 시스템
학교가는 길 안내 시스템 수업
MBC 생방송 오늘 저녁 촬영(2022.11.29. 방영)

세 번째, AI(인공지능) 확대 독서 Zone: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with the Technology

시각장애학생들이 보는 사람 위주의 정보가 넘쳐나는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 컴퓨터와 보조공학기기에 익숙해지는 것은 필수적이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AI(인공지능) 확대 독서기는 컴퓨터 화면을 손 제스처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음성 안내에 따라 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확대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제한적인 시력을 가진 저시력 학생의 자기주도학습에 유용하다. 보조공학기기는 생활의 편리함을 위한 도구에서 학습에 유용한 도구로, 나아가 미래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정보 접근과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열린 수업 공간으로의 활용

학생들은 무한상상실의 3가지 Zone에서 자신의 장애특성과 능력에 맞는 협력수업이나 개별학습을 선택하여 실시할 수 있다. 기숙제 학교의 특성을 살려 교과 수업 뿐만 아니라 안전체험, 영화와 독서 등 여가활동, 방과후 자기주도학습에 폭넓게 활용된다. 또한 국립시각장애 교육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토요점보교실, 방학 중 점프업 특강이 열릴 때 통합수업의 장으로 적극 활용 되기도 한다. 무한상상실은 막대한 예산과 시간, 그리고 구성원들의 의사소통과 참여, 운영 교사의 직무몰입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이다. 비교적 구축 기간이 짧은 서울맹학교 무한상상실이 더욱 유익한 공간이 되기 위해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수반되어야 하고, 구성원들의 꾸준한 피드백을 통해 시스템 보완과 수정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무한상상실이 친구들과 즐겁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 자주 가고 싶은 친숙하고 열린 공간으로 더욱 발전되길 바란다.

무한상상실 배치도
XR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교과 융합 수업
AI 확대 독서기 활용 수업

프로그램 참여학년 운영차시 관련교과
AI 확대독서기를 활용한 영어 수업 ‘세계의 여러 축제들’ 고1학년 2차시 영어
지역사회 내 보행로 체험하기 개별화반 중2 2차시 보행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수 세기 개별화반 고1 1차시 수학
VR 스크린을 활용한 한국사 퀴즈 고2학년 2차시 한국사
AI 확대독서기를 활용한 정보검색 고1학년 1차시 정보
XR 스크린을 활용한 팝송 수업 고2학년 2차시 영어
협동 볼링으로 함께 하는 수학 초4학년 1차시 수학
축구로 함께 알아가는 세계사 상식 퀴즈 초5학년 1차시 역사
VR 스크린을 활용한 영화 수업 고1, 중1 토요점보교실 2차시 영어
플로이웍스를 배워요 토요점보교실 4차시 정보
‘경복궁에서 학교까지’ AR 길안내 시스템 토요점보교실 4차시 보행
네이버 크로바를 활용한 동화 읽기 유치, 초1학생 개별화반 중2 4차시 국어
플로이웍스를 활용한 EBS 수능 콘텐츠 학습 기숙사생 개별 학습 영어
아리와 함께 학교 가는 길 초등 4학년 토요점보교실 2차시 보행
겨울방학 특강 ‘AI 코딩 교실’ 초등4~6학년 중학부 각 12차시 과학

2022학년도 무한상상실 활용 융합교육 예시

학교 내 무한상상실
학교에 설치되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학생의 창의성, 상상력,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능동적 실험· 콘텐츠 제작·스토리 창작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함. (한국과학창의재단, 2020)
토요점보교실
통합교육 환경에 있는 시각장애학생들이 매주 혹은 격주 토요일에 서울맹학교에 와서 시각특성화기술인 점자, 보행, 보조공학 및 컴퓨터 활용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 시각특성화기술이 부족한 서울맹학교 신·전입학생과 기숙사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교육의 한 형태임.
점프업(Jump Up) 특강
보조공학기기나 정보접근능력이 부족한 통합 시각장애학생들과 서울맹학교 신·전입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 중(2주, 10일간) 실시하여 정보 능력을 집중·신장시키는(점프업) 프로그램. 주로 PPT, 엑셀, 정보검색 등 컴퓨터 활용능력과 AI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생, 학부모 요구 조사 후 실시하고 있음.
토요점보교실과 점프업 특강 프로그램은 서울맹학교 국립시각장애교육지원센터가 2018년부터 개발·보완하여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통합교육 지원 프로그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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