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와 고슴도치, 함께여서 좋다
하룻밤 캠핑 이야기에는 두 주인공이 나옵니다. 어설프지만 듬직한 고릴라와 뾰족뾰족 신경질적으로 보이지만 친구를 배려하는 고슴도치. 둘의 대화가 감칠맛 나게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둘은 내내 티격태격하지요. 덜렁거리는 고릴라는 길도 잘 못 찾고, 텐트도 잘 못 치고, 혼자 저녁 짓는 것도 벅차하지요. 캠핑을 안 가겠다던 고슴도치는 그런 고릴라를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합니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고릴라가 원하는 것을 해 줍니다.
특별한 일 없어도, 매일이 따뜻하다
고슴도치와 고릴라의 아옹다옹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까운 이들이 떠오릅니다. 늘 붙어서 싸우는 형제일 수도, 친구일 수도, 부모 자식일 수도, 연인이나 부부일 수도 있습니다. ‘어 이거 나네, 어 이거 누구다!’하고 떠오르는 관계에 대입해서 읽으면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가 되지요. 이야기는 참으로 소박합니다.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도 않고, 고릴라와 고슴도치가 유달리 사이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습니다. 우리 일상도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일 없어도, 아주 가끔 예쁜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를 말할 수 있는 마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