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희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보건복지부는 1996년 '제1회 루즈벨트 국제장애인상 수상'을 계기로 장애를 훌륭하게 극복한
장애인을 발굴해 시상하는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2017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울도서관 신명진 주무관을 만났다.
Q1 [현장특수교육] 독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서울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하고 있는 신명진입니다.
다섯 살 때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와 오른팔이 없는 지체장애
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록 장애를 갖고 살았지만 그것이
제 삶에서 커다란 장벽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장
애는 저에게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게 했고, 남들과 다
름없는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2 제37회 장애인의날을 맞아 '2017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하
셨는데, 이 상의 의미와 수상 소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상은 제가 장애를 가지고 살아온 36년의 시간 동안 장애를
잘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더욱 성장시켰다는 의미로 주신 상
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보다는 장애를 가진 자식이 장애
에 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자식의 삶에
늘 함께 동행 해 주신 부모님께 드리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Q3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들었는데,
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어느 날 민간 기업에 근무할 때 문밖에서 쿵쿵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어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계단을 기어오른 후 휠
체어를 끌어 계단에 올려놓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
습을 보는 순간 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
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분
과 친해지고 보니 그분은 인천시 장애인 수영대표 선수였습
니다. 그분을 알게 된 계기로 저도 수영을 시작했고, 제 인생
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Q4 2003년부터 인천시 장애인수영 대표선수로 활동을 시작
하여, 이후 많은 대회에서 활약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영
선수로서의 훈련과정과 장애 극복 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인천시 장애인 수영 대표선수로 활동을 시작해서 이후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
한 훈련의 결과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수영장에서 제 몸을
보여주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한쪽 팔이 없어 몸이 비대칭이
었기 때문에 물속에서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았으며, 몸이 물
에 뜨지 않아 수영하기도 어려웠었습니다. 그렇지만 시행착
오를 겪으면서, 될 때까지 계속 반복적으로 성실히 훈련한 결
과 25m를 갈 수 있게 되었고, 점차 50m, 100m도 갈 수 있
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이 힘들고 지루했지만, 할 수
없었던 일을 하나씩 해내면서 성취욕구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면서 수영선수로서의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Q5 수영 이외의 다른 종목의 스포츠도 즐기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종목의 스포츠를 즐기시나요?
저는 수영선수이지만 경기장 밖에서의 수영도 즐기고 싶어
한강도 횡단했었고, 백두산 완등과 몽골의 바위산인 체제궁
산을 등반했으며, 뉴욕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풀코스를 완
주했었습니다. 그 외에 경험해 보고 싶어 해보았던 종목으로
는 검도, 권투, 탁구 등이 있습니다. 스포츠는 몸이 건강해지
게 할 뿐만 아니라 삶의 활력을 주어 스포츠를 즐기는 삶은
언제나 정답인 것 같습니다.
Q6 현재 서울도서관 사서로 재직 중에 있으신데, 이 직업을 선
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저는 국가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
에 있었는데, 준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능직 채용 공고가
나는 바람에 시험 삼아 보게 되었고, 합격되어 도서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던 중 사서
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사서자격증 취득을 위해 사서교
육원에서 자격증 취득 과정을 이수하였습니다. 사서자격증은
준사서, 2급 정사서, 1급 정사서로 구분되는데 전문대나 사서
교육원을 이수하면 준사서 자격증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준
사서 자격증을 취득한 저는 서울시에서 장애인 사서직을 별
도로 채용하는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였고, 현재 서울도서
관에서 사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7 사서로서 맡고 계신 업무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고, 장애 학
생들이 사서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맡고 있는 업무는 장애인을 위한 전용 장애인자료실에
서 점자자료, 수화영상자료 등 도서 대출, 독서확대기, 보청
기, 점자단말기 등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
며, 이 일에 보람을 가지고 매일매일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서가 되려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격증을 취득하
고, 공채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성품을 갖추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래야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이용자
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8 특수교육 교원들과 장애학생 및 학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
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일반학급에서만 수업을 받았
고,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단 한 번도 일반학교에서 통합되어 있는 것이 부자연스럽거
나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장애인들도 통
합교육 상황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장애인들도 사회의 일
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비장애인들과 통합되어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학교에서는 꾸준히 장애 인식 개선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필
요하고, 가정에서는 장애학생들이 통합 상황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학교, 가정, 사회가 함께 장애인들의 통합과 도전을 응원한다
면 장애인들도 희망으로 화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