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희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이번호 화제의 특수교사 코너에서는 '제5회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을 수상한 대구보건학교 육심용 선
생님을 만나 보았다. 교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를 안은 육심용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하는 기대
감으로 한달음에 대구로 향했다. 발명왕 선생님답게 연구실에는 각종 공구와 제작에 필요한 부품, 설
계도면이 가득 했다. 선생님이 개발한 각종 발명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선생님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특수교육 현장에도 이런 분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긍심이 느껴졌다.
육심용 선생님은 전문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목공예기능사 자격증으로 청각장애교육기관
인 대구영화학교 기능직으로 임용되어 목공예 이론과 기능을 지도하면서 처음으로 장애학생들
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대구영화학교에서 실기교사로 재임용되어 준교사, 정교사로 24년 간 재
직하였고, 5년 전에 지체장애교육기관인 대구보건학교로 전근되어 현재 29년 간 특수학교에 재
직 중이다.
교사란 자신을 태움으로써 다른 사람을 밝게 비춰 주는 초와 같다.
육심용 선생님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바로 '장애학생'이었다. 학생들의 불
편함을 어떻게 하면 덜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발명이 시작되었고, 학생들이 사회로 나아가 직
업인으로 살아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하는 고민에서 학생들에게 직무기술 및 직업능력을
지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육 선생님의 삶에는 항상 장애학생들이 있었다. 학생들을 돕기
위해 늘 학생들을 관찰했고,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많은 나날을 보냈으며, 앞으로도 그
고민은 계속되리라 생각된다.
남을 위한 인생을 살 때, 가장 감동적인 인생이 된다는 것을 나는 발견하였다
육 선생님과의 인터뷰에서 그 다음으로 많이 등장한 단어는 '나눔'이었다. 육 선생님은 2014년에 정
행돈 교육상을 수상하셨는데, 부상으로 받은 500만원 전액을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였다. 중증장애인
의 장운동과 균형감각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동 흔들의자, 가슴 안전벨트 조절 기능이 있는 휠체어, 다
용도 보조 등받이 등을 직접 개발하고 제작하여 대구보건학교에 기증함으로써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육 선생님의 나눔 실천은 물질적인 기부뿐만 아니라, 재능 기부에서 더욱 빛을 발휘했다. 보조 필기
류, 보치아 홈통 공 터치보조기기 등 학습에 필요한 도구들을 지체장애 학생들이 쓰기 편리하도록 만
들어 제공하고, 사용하는 보장구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해주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맥가이버 선생님' 으
로 불렸다. 또한 장애학생들의 직업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각종 기능대회에 출전시켜 많은 학생들
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육 선생님의 직업 기능지도뿐만 아니라 취업지도 및 추수지도를 통해
장애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 사업체를 분석하고, 사업체에서 필
요한 직무기술을 학생들에게 지도하여 높은 취업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교사가 지닌 능력의 비밀은 인간을 변모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다.
육 선생님께 공모전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여쭤 보았다.
"학생들이 전동휠체어와 책상의 높이가 맞지 않아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고,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책상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발명의 시작이었고, 이를 계기로 계속해서 새로운 발명
품을 개발하였으며,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 때마다 각종 공모전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후배 교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의 말씀을 부탁드렸다.
"우선 학생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대회 출전 경험은 학생들의 실력 향상은 물론 자긍심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계기를 마련해주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준다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육 선생님은 재직기간 동안 각종대회에서 학생지도 유공 교원으로 장관 표창 3회, 교육감 표창 및
상장 5회를 수상하였다. 또한 2015년 특수교육 콘텐츠 공모전에서 시각 및 중증 장애인을 위한 윷놀
이 기구 세트를 출품하였고, 휠체어용 맞춤형 기능성 보조 책상을 공모하여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또
한 2016년 특수교육 콘텐츠공모전에서 중증장애학생을 위한 마우스학습자료 6단계 맞춤형 기능성 마
우스를 출품하여 우수상, 국립특수교육원 장애학생 보조공학기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휠체어용 다
리 올려 펴기 맞춤형 보조공학기기를 출품하여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육선생님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여쭤 보았다. "현재 사용 중인 장애인 보조공학기기가
대부분 수입품이 많고 수요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고가로 판매되어 가정에서 구입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장애학생과 부모와 교사로 구성된 동아리 연구팀을 만들어 각종 보조기기의 단점을 파악하여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며, 보다 편리하고 조작이 간편한 맞춤형 보조공학기기를 꾸준히 개발하여
나눔 및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에는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마침내 뒤에 오는 사람의
길이 되리니.' 육심용 선생님은 서산대사의 선시처럼 후배 선생님들의 이정표가 되고 있으며, 오늘도
많은 교육 활동분야에서 사도의 길을 걷는 참스승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