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을 통한 사전방문
경주박물관 VR 체험관
현장체험활동은 말 그대로 그 장소에 방문하여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을 통해 배우는 교육활동이다. 그렇다면 최고의 현장체험활동 사전교육은 현장체험활동 장소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학생들이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아닐까.
이에 경주로 현장체험활동을 가는 학생들에게 방문 예정인 국립경주박물관을 교실에서 VR을 통해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VR 체험을 여러 차례 경험해 본 학생들이었기에 VR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가상현실 속 경주박물관을 이곳저곳 둘러보며 전시된 유물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등 VR 세계에 너무 빨리 적응하는 학생들의 ‘디지털 원주민’ 면모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VR을 통한 사전방문
경주박물관 VR 체험관
체험활동 장소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후에는 AI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신들이 방문할 장소가 어떤 장소인지 스스로 조사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실 한글은 어느 정도 알지만, 휴대폰이나 키보드의 자판을 치지는 못하는 학생이기에 인터넷으로 조사하는 것은 사전교육 으로써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았고 음성으로 질문하면 그에 대한 대답을 제공해주는 AI 애플리케이션이 오히려 더 유용하겠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AI를 통한 사전조사
AI 스피커 친숙화 과정
이렇듯 AI를 통한 현장체험활동 사전조사도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는데 여기에는 평소 진행했던 AI 스피커 친숙화 과정이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현장체험활동 사전교육 이전에도 AI 스피커를 계산기 대신 연산에 활용하거나 수업 시 궁금한 정보를 간편하게 검색하는 용도 등으로 꾸준히 활용해왔었는데 그 첫 시작이 바로 AI 스피커에 질문하는 방법을 익히는 AI 스피커 친숙화 과정이었다.
TALK-TO-ChatGPT
최근에는 ChatGPT가 교육 현장 깊숙이 들어왔고 나도 국어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제공할 예시문 작성에 활용하고 있는데, ChatGPT 또한 현장체험활동 사전교육 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특히 TALK-TO-ChatGPT를 활용하면 프롬프트를 타이핑하여 입력하지 않더라도 음성으로 ChatGPT에 질문할 수 있고 답변 또한 글이 아닌 음성으로 들을 수 있어 글을 모르는 지적장애학생이나 화면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학생의 현장체험활동 사전교육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장애학생이 ChatGPT를 이용할 때, ChatGPT의 답변이 두리뭉실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ChatGPT로부터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서는 장애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 잘하는 방법’을 구체적 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① 질문을 시작하기 전 ChatGPT에게 역할 부여하기(넌 지금부터 선생님이야)
② 질문하는 목표 제시하기(나는 현장체험활동 장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고 싶어)
③ 구체적인 대답 방법 제시하기(나는 초등학교 2학년이니까 쉽게 이야기해 줘)
④ ChatGPT 대답 길이 제시하기(100자 이내로 이야기 해줘)
⑤ 대답에 따른 추가 질문 이어가기(00부분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줘)
현장체험활동 사전교육에는 안전교육도 포함된다. 안전교육 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면 유튜브 영상 시청이나 활동지 제공 등 구태의연한 방식보다 현실감 넘치게 진행할 수 있는데 이때는 안전사고 등 가상상황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VR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VR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는 많이 있다. 그중에는 물놀이 안전 VR과 같이 현장체험활동 장소에서 학생들이 실시하게 될 활동과 관련 된 콘텐츠도 있고, 현장체험버스 VR처럼 이동 간 발생하는 사고와 관련된 콘텐츠도 있다. 따라서 교사는 현장체험활동 장소 및 내용,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콘텐츠를 찾아 학생에게 제공해줌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사전 안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만약 원하는 영상을 찾지 못하거나 장애학생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싶다면 교사 스스로 360도 영상을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360도 영상 촬영용 카메라를 이용해 현장체험활동 사전답사 시 영상을 촬영한다면 더없이 좋은 사전교육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자료는 비용을 들여 제작된 VR 영상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누구보다 장애학생의 수준과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특수교사가 직접 제작한 자료이니만큼 체험활동 장소에서 장애학생의 안전을 보다 견고히 지켜줄 것으로 생각한다.
VR을 통한 사전 안전교육
현장체험버스 안전 VR
360도 영상 촬영 모습
특수교육의 꽃은 개별화교육이라고 한다. AI나 VR과 같은 디지털 기술은 장애학생의 개별적 요구를 보다 적절하고도 편리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용한 교육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는 현장체험활동에서도 마찬 가지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현장체험활동 사전교육으로 인해 장애학생들도 비장애학생과 마찬가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리라 믿는다. 더욱 안전하고 유익한 현장체험활동 속에서 장애학생들도 활동의 주체가 되어 의미있는 체험을 시행했으리라 확신한다.
현장체험활동 간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속 장애학생의 환한 얼굴이 바로 나의 이러한 믿음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