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인:터뷰 - 저는 행복을 전하는 첼리스트입니다! 첼리스트 배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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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3
제30권 4호
(vol. 130)
人인:터뷰

저는 행복을 전하는
첼리스트입니다!

첼리스트 배범준

김혜련(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현장특수교육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첼로와 평화를 연주하는 첼리스트 배범준입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중증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산타 형이에요. 매년 연주비 일부를 모아 아이들에게 학용품, 장학금 등을 선물합니다. 그리고 저는 서로 칭찬하고 응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면 같이 행복해지고 평화가 가득해지거든요. 여러분 모두 언제나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세요.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첼로는 언제 처음 접했나요?
7살 때 바이올린을 하면 뇌에 자극이 되어 기억상실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바이올린을 먼저 접했습니다. 10살 때는 플루트와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바이올린은 친구의 목소리 같고 플루트는 요정 같고, 피아노는 편합니다. 그중에서도 첼로가 할아버지 목소리 같아서 제일 좋습니다. 첼로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교육센터에서 처음 접했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같이 갔던 교육센터에서 첼로 소리를 처음 들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 좋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앞에 계속 서 있었어요. 그 이후에도 갈 때마다 첼로 소리가 좋아서 그곳에 서 있었어요. 이런 제 모습에 어머니는 결국 첼로를 사주셨습니다. 저는 첼로랑 있으면 행복해지고, 행복을 연주에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세계를 다니면서 많은 무대에 섰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과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모든 무대가 기억에 남고 소중했습니다. 제가 가장 사랑 하는 바흐의 생가에서 바흐의 곡을 연주한 것을 비롯 하여 독일 베를린 장벽에서의 평화 버스킹, 워싱턴의 한국전쟁참전용사 기념공원, 뉴욕 911 메모리얼 파크, 하버드 대학교와과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의 연주 모두 제가 원했던 연주들이었기 때문에 정말 소중한 기억입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분의 응원 속에서 이루어졌던 뉴욕 유엔 본부에서의 ‘장애인 인권’에 대한 연설은 더더욱 잊지 못할 뜻깊은 무대였습니다.
저의 연주가 끝나면 항상 모든 분이 기립박수를 보내 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뜨거운 박수가 이어지고 줄지어 포옹을 해 주십니다. 저는 해외에서 연주할 때는 항상 3가지를 준비하는데요. 첫 번째는 아름다운 나라, 독도 아리랑 그리고 제가 직접 편곡한 아리랑 등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곡, 두 번째는 ‘독도는 한국땅’임을 알리기 위한 포스터와 티셔츠, 마지막으로 저와 같은 중증장애인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메시지를 준비하여 전했습니다.
하버드 대학 총장님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님,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샘 리처드 교수님, 로드아일랜드 법정의 프랭크 카프리오 판사님 등 모두 저의 요청에 기꺼이 응해 주시고 초청해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세계를 다니면서 시차 적응은 물론 소통, 그리고 음식으로 어려운 적은 없습니다. 세계를 다니면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항상 즐겁고 기대가 됩니다.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시면서 우리나라와 외국에서의 장애인식에 대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요?
해외에서 길거리를 다닐 때면 편합니다. 아무도 저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않고, 모두 제게 친절합니다.
한국에서는 혼자 길에 다니는 것이 무서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저의 모습을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최근 국립특수교육원 국제세미나 공연에서 많은 호응을 받았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국립특수교육원 제29회 국제세미나에 초청되어 우리나라 장애예술인의 대표로 연주할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하고 기뻤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환호와 힘찬 박수는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방문하신 세드릭 모로 교수님께서 저의 연주를 극찬해 주셨단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도 신나고 행복했습니다.

‌첼로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첼로를 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매년 공모전을 통해 레슨비를 마련하고 독주회를 합니다. 그리고 초청연주의 사례비로 생활을 하며 그 일부를 모아 기부를 합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기부를 하는 이유는 저 또한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오늘을 만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첼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며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을 실천하는 것이 제게 도움을 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배로서 후배 음악가들, 음악가를 꿈꾸는 후배 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나 공유하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주하면 사랑이 가득해집니다. 서로 응원하며 같이 행복한 음악을 연주하면 모두가 즐겁고 기쁩니다. 연습하다가 힘들면 잠시 쉬기도 합니다.
때로는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속상할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자신을 위로해 주세요. 그러면 다시 연주할 수 있습니다.
인간 배범준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앞으로도 사랑하는 첼로와 평화를 연주할 것입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다니며 첼로 연주를 할 것이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이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많은 곳에 초청 연주자로 섭외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연주 활동을 하며 중증장애인과 소외된 이들에게 평화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저는 행복을 전하는 평화 첼리스트 배범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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