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국립특수교육원으로 발령받고 특수교사로서 첫발을 내딛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지 않았고, 특수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더더욱 적은 상황이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특수교육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교수 · 학습자료 또한 알아서 구해야 하는 시기였고, 교재교구 판매업체에서 보내주는 책자 외에는 달리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 문구점 등을 돌아보며 학생들에게 어떤 자료가 도움이 될지 찾아보곤 했습니다.
망망대해 속에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 불안해하며 헤매고 있던 저에게 1994년 개원한 국립특수교육원은 어디로 어떻게 가면 좋을지 중심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국립특수교육원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대적 변화와 교육 현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을 모으고자 합니다.
방학 때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연수를 받고 나면 새롭게 접한 강의 내용과 현장의 우수한 사례들을 직접 적용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각종 연구보고서와 개발된 교수 · 학습자료를 활용해 보면서 특수교사로서 전문성을 다져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특히 2005년부터 운영한 에듀에이블 사이트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 활용과 학생, 교직원의 장애이해교육을 위해 우선적으로 찾게 되는 곳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특수교사일 때나 교육 전문직으로 전직한 이후에도 국립특수교육원은 늘 함께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내년이면 국립특수교육원 개원 30주년을 맞습니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지난 30년간 특수교육 관련 연구, 연수, 정보화 사업을 시작으로 특수교육 교육 과정과 교과용도서 개발, 장애학생 진로 · 직업교육 및 인권 보호, 장애인 고등 · 평생교육 지원에 이르기까지 장애인의 생애 단계별 지원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래교육 혁신에 따라 디지털 교육에 대한 현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감형 체험교실 지원, 디지털 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등 우리나라 특수교육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젠 국립특수교육원 외에도 특수교육 관련 정보 공유 사이트나 특수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 · 학습 플랫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특수교육 교원의 전문성과 일반교육 교원의 통합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를 확대해 가고 있고, 일부 교육청은 시도특수교육원 운영을 통해 연수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기반 지원을 위한 기초연구 및 자료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특수교육 현장에서 국립특수교육원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대적 변화와 교육 현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난 30년간 쌓아 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모으고자 합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언 땅을 뚫고 푸르게 솟아나는 새싹처럼 우리 학생들이 저마다의 잠재력을 힘껏 펼칠 수 있도록 국립특수교육원은 교육수요자를 비롯한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교육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기에 우리 학생들의 내일을 위해, 졸업한 이후에도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애쓰고 계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국립특수교육원의 새로운 시작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