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대권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2016년 한국특수교육학회 총회’에서 창원대학교 정대영 교수가 ‘한국특수교육학회’를 이끌 새로운 학회장에 취임하였다. 한국특수교육학회(KSSE)는 우리나라 특수교육 대표 학회로 특수교육에 대한 연구와 개발, 학문과 정책적 방향을 제시해 왔는데, 이번 호 ‘차 한 잔을 마시며’ 코너에서 특수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신임 한국특수교육학회장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정대영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Q 「한국특수교육학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개인적인 근황은 어떠십니까?
항상 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내에서 보육교사교육원장을 맡아 보육교사도 양성하고 있고, 인공지능기반 학습장애 쓰기지도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특수교육용어사전 개정, 특수학교 설립 모형, 국제협력선도대학사업 등의 연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한국특수교육학회를 맡게 되어 임원진과 이사진들의 의견을 모아 학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한국특수교육학회장이 되기까지 교수님의 특수교육을 걸어온 길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벌써 교직에 들어선지 40년이 되었네요, 초등학교 교사로 교직을 시작하였고 고등학교에서도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학습과 행동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정서행동문제와 학습문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교육을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특수교육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국가에서 치른 특수교사 검정시험을 통해 특수교사 자격을 취득하였고, 그 때 마침 김영환 회장과 함께 국립특수교육원 개원 준비에 참여하여 창단 멤버로 활동하였습니다. 그 당시 많은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며 준비했던 기억이 나네요.
Q 교수님께서 특수교육을 시작했던 시기와 지금의 특수교육 여건은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느끼시는 가장 큰 변화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 특수교육은 특수교육진흥법(1977),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2007)의 제정과 관련된 정책 추진을 통해 의무교육 기간 확대, 교육과정 및 교과서 개발과 이를 통한 교수-학습권 향상, 통합교육 확대, 전환교육 개선, 교사교육의 체계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반교육이 세계의 많은 국가로부터 벤치마크의 대상이 될 만큼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특수교육도 더욱 분발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특수교육에 대해 해외에 좀 더 홍보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 스스로도 한국 특수교육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수교육 환경에 있어 학습자의 특성이 급속히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장애, 저 성취, 이중 언어 문제 등이 부각되고, ADHD, 자폐성장애, 학습부진과 더불어 특별한 요구를 지닌 학생의 수가 다양하게 분포되고 그 양상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특수교육의 전문성 변화가 필요합니다. 중증 장애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뿐만 아니라 다양하면서도 특별한 교육적 요구를 지닌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개 이들은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고 이에 대한 특수교육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한국특수교육학회장에 취임하셨는데 앞으로 학회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한국특수교육학회는 한국 특수교육의 이론과 실제의 전반적 수준을 끌어올려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선, 한국 특수교육의 방향을 국제 수준에 맞출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유네스코는 2015 인천 포럼에서 포스트 EFA(모두를 위한 교육)에 대한 행동계획으로 교육 2030을 선언을 통해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안했습니다. 특수교육 역시 ‘모두를 위한 교육’을 넘어 포용적이며, 공평성을 보장하는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특수교육이 장애에 방점을 두고 갈 것이 아니라 특별한 요구를 중심으로 중심이동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특수교육 이론과 철학, 행정지원, 교육실제 등이 재조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특수교육의 혁신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회는 특수교육 인력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역량 강화, 기본권 보장과 관련된 특수교육 법, 제도, 정책, 생애주기별 교육권 보장과 특수교육의 질 향상, 특수교육 교육과정의 효율적 실천과 교육의 질 제고 등의 주제를 다룰 계획입니다.
정대영 교수의 국립특수교육원 근무 시절, 1994년부터 1997년까지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는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열쇠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활짝 열어젖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은퇴하는 날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교직을 수행했고, 내 손길을 거쳐 간 많은 아동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값진 여정이었노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교수님께서는 국제적으로도 특수교육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 교육지원 사업을 통해 네팔 특수교사 양성 요구와 국립 연구기관 설립 타당성에 관한 연구를 했고, 2014년부터는 국제협력 선도대학사업으로 네팔 국립대학교인 트리부번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 특수교육학과를 설립하여 운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창원대학교 사업단을 비롯한 8개 우리나라 장애관련 기관단체와 함께 네팔 특수교육 종합 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네팔의 특수교육 정책 개발에 한국 특수교육계가 컨설팅하고 협력한다는 것은 국제 특수교육계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이 먹거리 위주, 경제발전 위주로 지원 사업을 추진할 때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소외계층인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특수교육 분야로 접근하였습니다. 이는 수원국 뿐만 아니라 지원국 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Q 국립특수교육원과 한국특수교육학회가 앞으로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영역 및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한국특수교육학회에는 한국 특수교육 정책 전반을 검토하며 현안이 되는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정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상시 운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 특수교육총연합회, 장애인옹호단체 등이 협력하는 상시 정책 개발 협력 체제가 구축되기를 기대합니다.
P4(Public Private People Partnership Process Framework) 접근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효율적인 동반 관계를 형성하여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관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개별 전문가들과의 연계도 강화해서 상향식 의사결정 기반을 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의 다양화, 보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협력 체제 등을 통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끝으로, 장애학생을 지도하는 현장의 특수교사를 비롯한 특수교육 관계 종사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분들에게 소명의식, 전문성, 책무성, 행복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소명의식을 가지고 특수교육에 임할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21세기 특수교사의 자질과 품성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다음 시대를 대비하는 선구자적 정신과 자세를 가지고 특수교육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둘째, 특수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교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포스트모던의 사조가 태풍처럼 지나간 뒤 분명한 대안을 찾지 못한 가운데 실증주의에 입각한 증거기반 교수나 연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수교사의 교수적 투입이 가시적 성과로 입증되고, 특수교사야말로 전문가 중의 전문가임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 현장을 이끌어가는 전문가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셋째, 특수교사로의 책무성을 다하기를 희망합니다. 특수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자질과 품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에 책임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교사의 책무성은 한계가 없다고 봐야할 만큼 광범위하고 막중합니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판단으로 책무성을 축소하고 타협하지 말고 희생과 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확대 지향적으로 수행할 때 이해당사자들과 사회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과 학부모로부터의 사랑과 존경은 교육적 성공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넷째, 행복한 교사가 되기 바랍니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할 수 있고, 즐거운 학교, 행복한 교실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위해 여가를 선용하고 투자를 아끼지 말기 바랍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교직 현장에서 행복의 조건을 발견하고 키워가기 바랍니다.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는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열쇠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활짝 열어젖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은퇴하는 날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교직을 수행했고, 내 손길을 거쳐 간 많은 아동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값진 여정이었노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모두 누구도 부럽지 않을 자신만의 위대한 성공을 맛볼 것입니다.